영화 'F1: 더 무비'(2025) 리뷰
일단 <F1: 더 무비>(2025)는 외연적으로 설명할 것이 참 많은 영화이기도 하다. 워너브러더스가 배급한 애플 오리지널 필름이라는 점이라든지, 조셉 코신스키 감독과 제리 브룩하이머가 다시 협업한 영화라든지, 실제 포뮬러원의 드라이버로 유명한 루이스 해밀턴이 자문역으로 프로듀서 크레디트에 이름을 올린 작품이라든지.
<F1: 더 무비>는 감독 전작인 <탑건: 매버릭>(2022)과는 다른 방식으로 '극장에서의 경험'을 각인시킨다. 전자가 톰 크루즈의 얼굴과 그의 연기로 서사를 납득시키는 작품이었다면, 후자는 (물론 브래드 피트도 뛰어난 연기력을 가진 배우이지만) 촬영과 음향, 음악과 같은 보다 제작 및 기술 측면의 강점들로 이 경험이 오직 스크린에서 온전히 만나볼 수 있는 종류의 것임을 증명한다. 각본 자체가 뛰어난 영화라기보다는 기획이 훌륭한 작품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아무렴 어떤가, 영화는 감독과 작가의 힘만으로 만들어지지 않고 (Executive Producers가 아닌 'Produced by'로 이름을 올리는) 제작자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
영화 후반부 거의 클라이맥스에 해당될 어떤 장면으로부터 생각하는 건 레이싱을 위해 만들어진 차여도 단지 그것이 빨리 달리는 걸 보여주는 것만으로는 속도감이 온전히 체감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해지는 점은 운전석에서의 시점과 타이어, 그리고 원경을 오가는 정교한 편집과 더불어 한스 짐머 특유의 미니멀하면서도 긴장감을 점층적으로 쌓아 올리는 (퍼커션과 신스브라스를 활용한) 스코어가 맞물려 압도적인 체험을 만들어낸다는 것. 그래서 <탑건: 매버릭>에서 피트 매버릭 미첼(톰 크루즈)이 테스트 파일럿으로 참여한 다크스타 프로젝트에서 '마하 10'에 도달하는 장면과 이 영화에서 소니 헤이스(브래드 피트)가 자기표현대로 정말 '날아오르는' 듯한 경지에 이르는 장면은 거의 동일해 보인다. 그 장면만큼은 시속 320킬로미터가 아니라 마하 10의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고 표현해도 될 만큼.
스스로 포뮬러 1에 대한 이해도가 거의 없는 관객임을 전제하고, <F1: 더 무비>가 극장에서 보기 걸맞은 명작으로 각인될 수 있었던 건 '피트 인' 하는 순간마저도 촘촘하고 속도감 있는 편집으로 몰입의 리듬을 거의 해치지 않는 점, 또한 드라이버만 중심 역할을 하는 게 아니라 상황실과 피트 레인 앞에서 각자의 역할을 하는 이들 모두를 한 팀으로 느껴지도록 생생하게 시선을 옮기는 캐릭터 구성 및 요사 방식에 있는 것 같다. 그 결과 <F1: 더 무비>의 시점은 운전적에서 머무르지 않고 기술 스태프들의 위치를 넘나들면서 관객석도 놓치지 않는다. 다른 의미로 이들의 협업이 마치 시네마가 탄생하는 현장에서의 모든 분투와 환희, 보람과 닮아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하면 과장일지도 모르겠지만. 모터스포츠를 소재로 한 영화 가운데 몇 손가락 안으로 언급되기에 충분한 그럴싸한 기획이라고 여기며 IMAX 상영관을 나섰다.
*6월 25일 (국내) 개봉, 155분, 12세 이상 관람가.
수입/배급: 워너브러더스코리아(주)
https://brunch.co.kr/@cosmos-j/1434
*인스타그램: @cosmos__j
*모임/강의 등 공지사항: linktr.ee/cosmos__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