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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진 Feb 01. 2019

그다지 기억하고 싶지 않았던 극장 안의 경험

극장 안에서의 민폐 관객들

앞서 <우리가족: 라멘샵>을 심드렁하게 봤던 건 다른 영향도 없지 않았다. 영화 시작 직후에 들어온 어떤 관객은 스마트폰 후면 플래시를 켜고 있었다. 자리 찾는 것까지는 그럴 수 있다 해도, 플래시를 든 손을 사방으로 움직이는 탓에 누군가의 눈에 공해가 될 수 있다는 건 전혀 인지하지 않고 있었다. 그 관객은 플래시를 바닥뿐 아니라 극장 전체를 향해 이곳저곳 비추더니, 돌고 돌아 나와 일행의 바로 옆자리에 와서 앉았다. 바로 뒤에서는 작 중 주요 식재료나 요리가 나올 때마다 '맛있겠다' 같은 불필요한 리액션을 반복했다. 상영관은 400석대의 비교적 큰 관이었는데, 제법 뒤편에 앉아 있었음에도 중간 부근에서 보이는 풍경이 하나 더 있었다. 누군가 스마트폰 카메라로 극장 스크린을 사진 찍고 있었다. 다소 멀리 떨어진 자리였는데 촬영음이 들릴 만큼의 그 일은 세 번 더 반복되었다. 롯데시네마 건대입구관에서의 그날 경험은 다른 의미로 영화를 더 기억해두게 만들었다. 물론 영화를 한낱 가벼운 오락에 지나지 않게 여길 수 있다. 그러나 나는 공공장소에서 자신의 행동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둔감한 이들의 삶은 궁금하지 않다. 문화는 관객 스스로가 만든다. (2019.01.31.)


(영화와 무관) 라멘은 영화를 보기 전에 먹기를 잘했다는 생각이다.

*

이날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는 엔딩크레딧을 초반에 끊어버리고 바로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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