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개막작은 꼭 이야기해야만 하겠다. 제16회 서울환경영화제 개막작 <아쿠아렐라>는, 사람이 감히 따라갈 수 없는, 물(Water)의 날것의 모습에 관한 작품이다. 초당 96 프레임의 카메라로 촬영해 러시아 바이칼호의 모습부터 허리케인이 덮친 미국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 베네수엘라 앙헬 폭포 등, 감독 빅토르 코사코프스키가 담아낸 물의 아름다움과 힘을 포착한다.
(상영: 5/23(목) 20:00 서울극장 2관, 5/25(토) 17:30 5관)
국제경쟁 부문과 한국경쟁 부문
(좌)영화 <표류자들>, (우)영화 <먼지의 세게> 스틸컷
국제경쟁 부문은 인류의 생산과 소비 활동으로 인한 기후 변화가 무엇을 낳았는지에 대해 구조적이면서도 개별적인 시선으로 조명 혹은 고발한다. 열한 명의 남녀가 101일에 걸쳐서 대서양을 가로지르는 모험을 떠난 이야기를 그린 <표류자들>부터 광산, 채석장, 대규모 공사현장 등 막대한 양의 흙을 파헤치고 또 다른 곳으로 옮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먼지의 세계> 등에 이르기까지 열 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좌)영화 <동물, 원>, (우)영화 <야생쓰레기구조 프로젝트> 스틸컷
국제경쟁 부문이 주로 기후변화를 다룬다면 한국경쟁 부문은 군인이나 이주 노동자, 지뢰나 원폭 피해자 등 사회 각 분야의 다양한 인권 문제를 주로 다룬다. 동물원 속 사육사들과 동물들의 모습을 담은 <동물, 원>, 서울 문래동에서 눈에 띄게 증가하기 시작한 특정한 종류의 쓰레기 문제를 파헤친 <야생쓰레기구조 프로젝트> 등 총 여덟 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에코 스피릿 2: 오기가미 나오코 특별전
(좌)영화 <카모메 식당>, (우)<그들이 진심으로 엮을 때> 스틸컷
이번 서울환경영화제의 국제경쟁 부문 심사위원이기도 한, 영화감독 오기가미 나오코의 주요 작품들을 상영한다. 현대사회의 여러 복잡한 이해관계들 속에서 벗어나고, 대안적인 가족과 공동체의 형태를 만들어가는 이들의 기록과도 같은 영화들이 포함되어 있다. <요시노 이발관>, <카모메 식당>, <안경>, <그들이 진심으로 엮을 때>가 이번 특별전에 포함된다.
에코 포커스: 플라스틱 제국의 종말
(좌측부터) 영화 <달콤한 플라스틱 제국>, <알바트로스>, <블루> 스틸컷
올해, 적어도 국내에서의 환경에 관한 눈에 띄는 화두 중 하나는 바로 플라스틱일 것이다. 서울환경영화제는 그동안 플라스틱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다뤄왔으나, 이번 16회에는 별도의 섹션을 마련해 좀 더 비중을 싣는다. 자원 재활용을 약속한 다국적 거대 기업들의 모습을 면밀하게 조사한 <달콤한 플라스틱 제국>, 북태평양 미드웨이 섬에서 매년 죽어가는 수만 마리의 알바트로스 새끼들의 모습을 담은 <알바트로스>, 그리고 무한한 자원의 보고가 아니라 쓰레기장에 가깝게 된 오늘날의 바다 실태를 담은 <블루> 세 편이 준비되어 있다.
에코 그라운드
(좌)영화 <언더독>, (우)영화 <릴리와 동물 친구들> 스틸컷
환경 문제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동물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다. '에코 그라운드' 섹션은 아동을 포함한 전 세대 관객이 함께 즐기며 우리의 삶 주위의 여러 환경 문제를 생각해볼 수 있는 작품들로 채워졌다. <마당을 나온 암탉>을 연출한 오성윤 감독의 신작 <언더독>부터 동물과 이야기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소녀 '릴리'와 동물들의 여정을 그린 <릴리와 동물 친구들>, 그리고 <티토와 새>, <1시간에 1미터>, <동물 심리상담소> 같은 영화들이 관객들을 만난다.
그 외 '에코 밥상으로의 초대', '에코-ING', '에코 폴리티카', '블랙아시아' 등 다양한 섹션이 주제별로 마련된다.
개인적으로 보고 싶은 서울환경영화제 기대작 4
(좌) 영화 <귀환불능점>, (우)영화 <던 월> 스틸컷
(좌) 영화 <월든>, (우) 영화 <길모퉁이 가게> 스틸컷
실은 고르기 힘들었다. 매일 먹는 밥상에서부터 지구 반대편의 미처 그 존재조차 알지 못했던 문제들, 그리고 사회적 기업의 이야기까지. 다만 올해의 목표는 작년과 재작년보다 더 많은 영화제 상영작들을 극장에서 만나는 것. 영화 정보들을 뒤적거리며 몇 편을 간신히 골랐다.
<귀환불능점>(Point of No Return, 2017)
태양광 연료로 비행에 나선 두 명의 스위스 조종사들을 담은 영화. 각종 기술적인 난제나 예기치 못한 돌발 상황들이 이들의 여정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따라간다.
(상영: 5/24(금) 14:30 H관, 5/27(월) 12:00 H관)
<던 월>(The Dawn Wall, 2017)
미국의 요세미티 국립공원에서도 최고 난이도로 일컬어진다는 암벽 '엘 캐피탄'의 등정을 시도한 두 남자의 이야기. '프리 클라이밍'계의 클라이머 토미 칼드웰, '볼더링' 분야의 실력자 케빈 조거슨 두 사람의 도전에 미디어가 주목하기 시작하고, 사람들의 응원이 더해진다.
(상영: 5/28(화) 17:00 5관)
<월든(일기, 노트, 스케치)>(Walden (Diaries, Notes and Sketches), 1969)
언제나 영상 일기를 찍으며 어떤 날은 단 10초, 또 어떤 날은 10분도 넘게 촬영한 요나스 메카스 감독의 1964년부터 1968년까지의 기록을 날것처럼 담아 관객에게 전한다. '에코 스피릿 1: 요나스 메카스 추모전' 상영작.)
(상영: 5/26(일) 17:00 10관)
<길모퉁이 가게>(A Corner Shop, 2018)
'소풍 가는 고양이'라는 이름의 사회적 기업은 8년째 도시락을 만들어 배달한다.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청소년들의 자립을 돕는다고 한다. 이 작은 가게가 성장해 매출 5천만 원을 넘어서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쳐왔을까.
(상영: 5/25(토) 12:30 5관, 5/28(화) 12:00 10관)
*제16회 서울환경영화제 티켓 예매는?
영화 <일일시호일> 스틸컷('에코 밥상으로의 초대' 섹션 초청작)
-제16회 서울환경영화제의 티켓 예매는 5월 13일(월)부터 시작된다. 일반 상영 티켓 가격은 6천 원이지만 10인 이상 단체관람/국가유공자/청소년은 3천 원, 개막식은 1만 원, '맛있는 영화관'은 2만 5천 원이다.
-온라인 예매는 서울극장 홈페이지와 맥스무비를 통해 5월 13일부터 영화제 마지막 날까지 가능하다. 온라인 예매의 발권은 극장 매표소에서 예매번호와 신분증을 제시한 후에 할 수 있다.
-현장 예매는 영화제 기간(5/23(목)~5/29(수)) 중 서울극장 매표소(5층)에서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된다.
-그 외 환불이나 교환 등, 영화제 티켓에 대한 더 상세한 안내는 서울환경영화제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본 글은 16회 서울환경영화제 공식 서포터즈로 활동하며, 소정의 물품을 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