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파리의 딜릴리>(2018)로부터
프랑스 애니메이션 <파리의 딜릴리>(2018)는 독특한 작화를 보는 매력이 가득한 작품이다. 처음부터 잘 적응이 된 건 아니었는데, 주로 영미권 애니메이션이나 일부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거기에 길들여진 탓일 것이다. 실제 파리 시내의 사진을 기반으로 한 정교한 배경 묘사와 거기에 입혀진 '딜릴리'와 '오렐'을 비롯한 캐릭터들의 모습은 어느새 이야기에 녹아들어 썩 어울린다. '딜릴리'가 파리 시내에서 벌어지는 여아 납치 사건의 단서를 찾아나가는 과정은 20세기 초의 여러 실존 인물들의 조력자로서의 활약과 더불어, 인종과 성별 자체에 얽매이거나 편견에 사로잡히지 않은, 고유한 존재로서의 개인의 어떤 아름다움을 생각하게 만든다. 서로 공존할 줄 아는 사회에서, 서로를 자신을 대하듯 소중한 인격체로 존중할 때, 그 관계는 아름다워지고 관계에 속한 주체들 역시 결국 아름다운 사람들이 된다. 가브리엘 콜레트, 폴 푸아레 클로드 드뷔시 등 역사적 인물들의 모습을 따라가다 보니 결국 사람에 대해서 생각할 수밖에 없다. (2019.05.27.)
*<파리의 딜릴리> 리뷰: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