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짧고 세상은 넓어, 멋진 추억을 만들고 싶어."라는 도나(릴리 제임스)의 말에 이어지는, "우릴 떠난다는 얘기네."라는 로지(알렉사 데이비스)의 말. 영화 <맘마미아!2>(2018) 본편의 이 장면에서, 도나가 공항으로 향하기 전 부르는 곡 'I Wonder'는 삭제돼 있다. 가사는 이렇다.
영화 <맘마미아!2>에서
'이 공원과 집들 / 내가 걸었던 거리 / 소중한 모든 것들 / 여기 있을까? / 언젠가 내가 돌아오면 / 내 친구들은 결혼했겠지 / 아이들과 가정도 있을 테고 / 정말 괜찮은 것 같네 / 잘 계획되고 현명한데 / 놀랄 일은 아니야 / 난 궁금해 / 무섭기도 하고 / 지금 떠나는 게 옳은 일일까? / 난 궁금해 / 두렵기도 하고 / 하지만 대체 내가 누구야? / 시도조차 않는다면 / 난 겁쟁이가 아니야 / 아니야, 난 강해질 거야 / 일생에 단 한 번의 기회 / 그래, 난 해볼 거야 / 잘못될 리가 없어 / 그래, 잡을 거야 / 잘못될 리가 없어'
앞선 로지의 말에 이어지는 도나의 말은 "적극적으로 우리의 미래를 찾아보자는 거지."다. 이는 노래의 가사에도 잘 반영돼 있다. 올 파커 감독은 이 넘버가 아주 매력적이고 도나의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기여함에도 불구하고 영화 전체의 알맞은 리듬감을 위해 편집했다고 한다. (그밖에 삭제되거나 축소된 신이 세 군데 더 있다.)('I Wonder'는 사운드트랙에 수록돼 있다.)
미래를, 적극적으로. 도나의 이 말은 분명 진심이고 사실이지만 그 역시 두렵고 떨리는 마음을 감추지 못한다. 런던에서도, 칼로카이리에서도, 도나는 다가오지 않은 앞날을 향한 기대와 호기심과 염려의 마음으로 가득하다. 그러나 '지금 떠나는 게 옳은 일일까?' 싶다가도, '시도해야' 자신이 될 수 있다는 마음. '잘못될 리가 없어'라고 다짐해볼 수 있는 마음. 블루레이에 수록된 부가 영상에서, 본작에 공동 각본가이자 제작자로 참여한 리차드 커티스는 인터뷰 중 이렇게 덧붙인다. "황홀하고 행복하고 열성적이며 긍정적인 일을 하는 건 아무런 해가 없잖아요."
영화 <맘마미아!2> 블루레이(스틸북)
이는 하고 싶다고 믿는 일이며 부럽다고 여기는 일이기도 하다. 가장 사랑에 가까운 마음으로, 세상에 가장 무해한 일을 하기. 여행이 어쩔 수 없이 나를 그 이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게 만들듯 삶의 여정 역시 지나온 어제로는 돌아가지 못하는 성질이 있다. 삶의 행복이 크고 불확실한 이유도 오직 앞을 향해서만 갈 수 있기 때문이겠다. 잘못될 리 없다는 용기, 두려움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지혜가 그래서, 앞으로도 필요하다. (2019.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