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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진 Aug 01. 2019

부산에서 만난 정세랑 소설 『지구에서 한아뿐』

여행지에서 책 사서 읽기

"돌아오고도 한참 동안, 매일매일의 일상 속에서 꺼내볼 수 있는 풍경이 있다는 건 좋았다."(182쪽)


손목서가에서 산 정세랑의 소설 『지구에서 한아뿐』은 마음을 떨리게 하는 아름다운 문장들로 가득하다. 인간의 선함을 믿는 대신 우주의 다양성과 우주의 선의를 믿는, 다정한 친환경 사이언스 픽션. 아름다운 문장들에 담긴 배려와 세심함을 내내 느끼며 책을 덮고는, 정세랑이라는 이름에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인다.


작년 제주에서는 책방무사에서 장강명의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을 샀고 서울에 도착하기 전 그걸 다 읽었으니 타지의 서점에서 책을, 그것도 소설을 집어 들고 일상에 복귀하기 전 그 책을 다 읽는 일은 서른 이후의 내게 하나의 일상적인 비일상이라 할 수 있겠다.


제주나 뉴욕 같은 곳과 달리 내게 부산은 여행지의 느낌을 주는 곳은 아니다. 이번 여름의 부산에서도 특별히 한 일은 없었다. 고기 안주에 술잔을 기울였고, 자리돔물회를 먹었으며 다대포 해안도로를 다녔다. 짐작했던 것보다는 조금이나마 덜 더웠다는 것과, 가보고 싶었던 동네서점에 방문한 일 정도가 다른 부산과는 달랐던 것이라 할 만하다.


우리는 다음을 대충 기약하며 심상하게 손을 흔들고 배웅했다. 일기장과 노트북을 가져가지 않았으므로, 서울에서는 써야 할 글과 남길 기록들이 여럿 있다. 언제 어디가 될지는 모르지만 다시 서울을 벗어나게 된다면 그곳에서도 꼭 책을 한 권 사야겠다. (2019.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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