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 매큐언 소설 『속죄』에서
조 라이트 감독의 영화 <어톤먼트>(2007)의 원작 소설인, 이언 매큐언의 『속죄』(문학동네, 2003)에는 이런 문장이 있다. "사람을 불행에 빠뜨리는 것은 사악함과 음모만이 아니었다. 혼동과 오해, 그리고 무엇보다도 다른 사람들 역시 우리 자신과 마찬가지로 살아 있는 똑같은 존재라는 단순한 진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불행을 부른다. 그리고 오직 소설 속에서만 타인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모든 마음이 똑같이 소중하다는 사실을 보여줄 수 있었다." 소설의 주인공이자 화자 브라이오니는, 열세 살 일 때의 자신이 섣부른 판단과 오만으로 '저지른' 언행이 한 사람도 아닌 두 사람의 삶을 송두리째 비극으로 몰아갔다는 사실 때문에 60년 동안을 '속죄'의 삶을 산다. 이언 매큐언이 9/11 테러 당시 <가디언>에 기고했던 내용 역시 이와 유사한 맥락인데, 결국 이 세상의 수많은 폭력은 타인의 생각과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고 자신의 표현을 앞세우는 것에서 온다. (2019.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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