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를 계속해도 되는 것일까 하는 생각에서
마감을 부여하지 않는 일이 오히려 더 조바심이 나 연재를 다시 시작했다. 더 유익하고 좋은 콘텐츠가 되었으면 하여 내용과 방향을 변경했고, 어쩌면 나만 아는 의미인 '봐서 읽는 영화'에서 좀 더 명료하다고 여겨지는 '1인분 영화'로 제목도 바꿨다. 그게 벌써 한 달 전의 일이고, 내일 발행할 <1인분 영화> 8월호의 마지막, 열두 번째 글을 지금 쓰고 있다.
내 경우 2천 자 분량의 글은 길어야 한 시간이면 쓴다. 하지만 쓰는 시간 외에 들어가는 시간이 더 있다. 일단 영화를 고르거나 생각하는 시간, 그 영화를 보는 시간, 그리고 수요일에 발행하는 '영화 통신' 글의 경우 한 주 동안 틈틈이 검색을 해두지만 글쓰기에 앞서 일주일 간의 주요 소식 중 몇 개를 고르는 작업과 해당 소식에 대해 다루는 몇 가지 외신을 읽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러면 글 한 편당 대략 두 시간이 들어간다고 투박한 평균을 내려볼 수 있다.
이 작업의 성과를 투자 대비 산출로 보는 건 다소 무리가 있다. 몇 해 전 블로그를 시작할 때도 처음 글이 어느 정도 누적되기 전까지는 오직 혼자의 공간이었다. 그러다 느리지만 조금씩 이웃이 생기기 시작하고 블로그 유입이 서서히 늘기 시작하면서 몇 안 될지라도 생겨나는 실질적 피드백과 상호 교류는 쓰는 일에 힘이 되었다.
연재를 하면서도 비슷한 그림을 그렸다. 아주 완만하지만 조금씩 상승하는 곡선의 형태를. 그러나 몇 개월을 해보니 전월 대비 구독자가 줄지나 않으면 다행인 정도여서, 이것이 조금은 섣부른 기획이었다는 생각도 든다. 단적으로 말하면 인스타그램 팔로워 3,000명은 많다고 할 수 없는 수치이며, 브런치 계정을 조금 오래 운영한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브런치 구독자 수에도 허수가 많으므로, 지금의 나는 이메일 연재라는 플랫폼을 운영하기에 아주 적합한 발행인은 아니라는 판단도 하게 된다.
<봐서 읽는 영화>를 3개월 진행했으므로, 이번 <1인분 영화> 역시 그 이상은 이어가 볼 작정이다. 이미 인스타그램과 브런치에 영화 관련 게시물을 쓰고 있는 사람이 이메일로 또 새로이 무언가를 쓰는 게 얼마나 매력적인 유인이 있는 일인가. 그 답을 여전히 찾고 있다. 특정 소수보다는 특정 다수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프립 소셜 클럽 '영화가 깊어지는 시간': (링크)
*관객의 취향 '써서 보는 영화' 9월반: (링크)
*영화 글 이메일 연재 '1인분 영화' 9월호: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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