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은 없어도 좋은 해석은 있다는 생각(1)
최근 몇 차례 언급한 영화 <벌새>에 대한 그 왓챠 코멘트에 관해 지인과 이야기하던 중 '좋은 해석'에 관해 생각하게 되었다. 요컨대 영화를 감상하는 데 있어 완전한 정답과 오답이란 없겠지만 (문화는 바로 '다름'에서 출발하는 것이기 때문) '더 좋은 해석'과 '덜 좋은 해석' 정도는 있겠다는 것이다. 나는 전적으로 '잘 보는 것'의 정도 차이는 있다고 생각한다. 가령, 그레타 거윅의 영화 <레이디 버드>에 관해 이야기하는 데 있어 주요 등장인물들이 백인이라고 해서 백인 중심의 가치관을 논하는 게, 과연 얼마나 좋은 해석일까? 누군가는 그 영화가 백인 중심이어서 아쉽다고 느낄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적어도 나는 <레이디 버드>를 말할 때 중요한 건 이 영화의 주인공이 백인이라는 게 아니라 '여성'이라는 것에 있고, 감독의 자전적 요소가 담겨 있다는 점에 있겠다는 것. 가령,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이 일제 강점을 미화 혹은 정당화한다는 주장이 작품을 제대로 본 해석일까? 나는 저 해석이 전혀 타당하지 않다고 보는 쪽이다. 초반 에피소드에서도 그랬지만, 저 드라마를 끝까지 제대로 봤다면 더욱 여실히 드러나는 맥락이다. (2019.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