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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진 Sep 24. 2019

'캠 걸스'가 던지는 질문: 진짜 나는 누구인가

영화 <캠 걸스>(2018)로부터(2)

(9월 19일 일기에 이어) 가령 '앨리스'의 방송 계정 '롤라'를 사칭하는 인물이 누구인지 그 자체는 영화 <캠 걸스>에서 중요하게 바라보는 것 같지 않다. 중요한 건 그것에 대응하는 진짜 '앨리스'의 모습 그 자체다. 자신이 방송 중이지 않은데 자기 계정이 '온라인' 상태인 것을 발견한 '앨리스'는 처음엔 과거 방송 영상이 재생되기라도 하는 건가 싶어 그 방송을 보러 들어갔다가 방송 속 '롤라'가 채팅창에 실시간으로 반응하는 것을 보고 충격에 휩싸인다. 방송 플랫폼의 고객센터에서는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아이러니하게도 '가짜 롤라'의 방송에 인기 순위가 계속해서 오르는 광경을 '앨리스'는 지켜보아야만 한다. <캠 걸스>의 이런 전개는 방송을 통해 보이는 자신과 방송 바깥의 진짜 자신 사이에서 정체성 질문을 하기 알맞다. 더 자극적이고 강렬한 무언가를 원하는 시청자들을 앞에 두고, 자신은 이제 어떤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가? 이런 것이야말로 블룸하우스가 만들기 딱 좋은 기획이다. (2019.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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