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 디 에어>와 라이언 빙햄의 목표
내가 진행하고 있는 '써서 보는 영화' 모임을 위해 제이슨 라이트먼의 영화 <인 디 에어>를 다시 꺼냈다. 실은 이미 꽤 많이 보고 또 봤던 영화이기도 한데, 조지 클루니가 연기한 주인공 '라이언 빙햄'은 작중 항공사 마일리지 천만 점을 모으는 일에 대해 이야기한다. 중요한 건 천만 점을 반드시 모아야만 하는 이유가 있거나 천만 점을 어디에 사용할지를 정해놓은 게 아니라, 그에게 단지 하나의 놀이처럼 자리 잡은 목표일 뿐이라는 것. 물론 이 목표는 영화 후반에 이르러 크게 흔들리게 된다. 어쩌면 이는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하게 될 일인지도 모른다. 그토록 원하고 바랐던, 꿈이었고 바람이며 희망이었는데 정작 그 자리에 오니 '이걸 왜 이루려고 했지?' 자문하게 되는 일. 다른 의미로 이는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에 나오는 '녹색 불빛' 같은 것일 테다. 그토록 중요하다고 믿었던 것이 흔들리는 순간. 개츠비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리고 라이언 빙햄은 또 무슨 생각을 했을까? 다가오는 흔들린 미래 앞에서. (2019.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