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문 매체 <가디언>에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대해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한 이야기를 읽었다. 요컨대 "마블은 시네마가 아니다"라는 것인데, 전문을 다 소개할 수 없으나 나름대로 축약해보자면 세상의 타인을 이해하기 위한 감성적이고 심리적인 체험으로서의 '시네마'(cinema)가 아니라 (MCU에 속한) 배우들 각자가 알맞게 통제되고 계산된 상황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알맞게 수행하는 '테마 파크'에 가까워 보인다는 말. 당연히 케빈 파이기를 비롯해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사무엘 L. 잭슨 등 마블 관계자나 출연 배우들의 이에 대한 코멘트도 이어졌다. 내게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말은 마블 프랜차이즈 자체를 비하하는 게 아니라 지나치게 상품화된 영화가 '영화'로서의 본연을 잃어버리게 될 수도 있다는 하나의 우려에 가깝게 이해되었다. 작년부터 이리저리 이슈가 되었던 극장 영화와 스트리밍 영화 사이의 논쟁처럼, 이것 역시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영화의 의미를 묻는 거대한 질문이겠다. (2019.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