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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진 Oct 26. 2019

판타지에서는 타협할 필요가 없다

어슐러 르 귄의 문장을 읽으며

작가 어슐러 르 귄의 사후 국내 출간된 산문집 『밤의 언어』에는 이런 말이 있다. "환상 작가들은, 신화와 전설이라는 고대의 원형을 인용하는 사람이든, 아니면 보다 젊은 과학과 기술의 원형을 끌어들이는 사람이든, 사회학자들만큼이나 진지하고 어쩌면 훨씬 직설적으로, 현재와 과거와 미래의 인간의 삶에 대하여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위대한 과학자들이 입에 담았고 모든 아이들이 알고 있는 대로, 통찰력과 연민과 희망을 얻는 데 상상력만큼 적합한 도구는 달리 없기 때문입니다." 상상하고 가공하여 쓰는 이야기가 단지 허구에 그치지만은 않는다는 사실은 여러 차례 생각해왔지만, 위대한 작가로 칭하기 전혀 아깝지 않은 어슐러 르 귄의 문장을 읽은 덕에 그 믿음이 더 확실해진다. 어슐러 르 귄은 이렇게도 말했다. "판타지는 존재의 혼란과 복잡성을 모사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의 근원에 숨은 질서와 명징성을 암시하는 문학이다. 판타지에서는 타협할 필요가 없다." 하고 싶은 이야기에 있어서 타협하지 않고 온전히 전해낼 줄 아는 작가가 되고 싶다. (2019.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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