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산에서 19금 봤어!

by 미친 선녀

2월의 시작은 눈.

산에 다녀오자마자 바로 글을 쓰고 싶었다.

그래서 샤워 대신 노트북을 꺼내 들고 주방 식탁에 앉는다.

왠지 이 시간을 놓치면 이 글은 사라질 거 같아서.



오늘은 고민 없이 수련활동.

눈이 3? 센티 정도는 쌓여있다.

아이는 아직 자고 있고 근면하고 성실한 신랑은 출근을 해서 집은 조용하다.

어두운 복도를 지나는데 핸드폰의 손전등을 사용하고, 현관에서 스패츠 등을 장착하는데도 사용한다.

이왕 핸드폰을 꺼냈으니 오늘은 가져가 볼까?


눈을 치우는 소리가 살짝 요란한 아침이기도 하다.

딱따구리가 나무를 쪼는 소리와 윙 하는 기계가 돌아가는 소리가 동시에 들린다.

인간 세계는 눈 치우는 소리로 가득하구나.


등산화도 신고 아이젠도 장착해서 자유롭게 산을 누릴 수 있다.

오늘은 선녀는 아니지만, 아름다운 풍경을 여유 있게 볼 수 있어 다행이다.

핸드폰을 가지고는 왔지만 눈으로 보는 산의 풍경과 핸드폰 속의 풍경은 언제나 다르다.

여기서 나만 보는 것이 아까워서 남겨놓으려고 사진을 찍기는 한다.

그러나 눈으로 찍는 것이 언제나 더 생생하다. 산 전체의 모습을 찍을 수는 없다.

그래도 몇 개 찍기는 했다. 청설모도 오랜만에 보았다.


어머나, 청설모ㅡ청서ㅡ야?

나보고 사진 찍어달라는 거야?

두 마리가 날 빤히 보고 있어서 얼른 폰을 열어서 사진을 찍었는데

금세 나무 위에 올라간다. 두 마리가 붙어 있어서 그 모습을 찍어본다.

음… 그런데 둘이 춤을 추나?

둘이 붙어서 움직이고 있다.

어머나!!!

뭐지?

동물들의 짝짓기 모습은 아이가 어렸을 때 동물 관련 사진책을 통해 처음 보았다.



“엄마, 산에서 19금 봤어!

너한테 말해도 되나?

너무 야한거 같아서”

아이에게 사진-모션 포토라서 3초의 영상이 있다-을 보여주니,

“누가 봐도 짝짓기네요.”

시큰둥하게 말을 한다.

“엄마, 이거 브런치에 쓰고 있어.”

"......"


청서 커플은

몇 초 그렇게 놀더니 다시 나무 위로 올라가고,

내려가는 길에는 세 마리가 눈 위에서도 놀고 나무 위에서도 놀고.


눈이 가득한 산에서

이렇게 놀고 있는 청서를 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작가의 이전글산이 그에겐 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