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 요정도 못 막는 딴짓의 세계
지난 에피소드에서 저는 모니터 하단에 4대 보험 고지서를 테이프로 붙여두었습니다. 저 근엄한 궁서체를 마감 독촉장 삼아, 오늘부터는 키보드에서 불이 나도록 글을 쓰겠다고 다짐했었죠. 고지서에 찍힌 묵직한 숫자를 볼 때마다 전투력이 솟구치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눈물겨운 다짐은 어떻게 되었냐고요? 결론부터 고백하자면, 저는 그 고지서를 마주하고도 딴짓의 세계로 빠져들었습니다.
출근 도장도, 상사의 감시도 없는 텅 빈 시간. 방구석 프리랜서는 죄책감 없이 놀기 위해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발명합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마감 요정의 멱살잡이조차 가볍게 무시하게 만드는 프리랜서의 3대 거짓말을 고발해 볼까 합니다.
첫 번째 거짓말. 이건 노는 게 아니라 자료 조사야.
글이 막히고 커서만 깜빡거릴 때면, 저는 아주 자연스럽게 유튜브 창을 엽니다. 처음에는 에세이 소재를 찾겠다는 명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유튜브 알고리즘은 제 얄팍한 집중력보다 훨씬 교활합니다.
시작은 평범했습니다. 글쓰기 동기부여 영상을 클릭했을 뿐입니다. 그런데 연관 동영상에 뜬 폭탄 계란찜 레시피로 마우스가 향합니다. 계란찜이 부풀어 오르는 마법에 홀려 있다 보면, 어느새 영상은 야생에서 맨손으로 진흙집을 짓는 밀림 부족의 생존기로 넘어가고, 급기야 양자역학의 신비를 파헤치는 다큐멘터리에 도달합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