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단편 소설 02
로만 이고리예비치는 주변 사람들을 항상 신경 쓰는 사람이어서, 존중을 받으며 인간관계도 좋았다.
하지만 그는 최근 직장을 잃고 집에서 아무 일 없이 지내고 있었다.
어느 날 그의 처지를 들은 지인 중 한 사람인 블라디미르 블라디미로비치가 그를 찾아와 말했다.
“로만 이고리예비치! 당신에게 알맞은 일이 있습니다. 급여는 약 5만 루블인데, 괜찮겠습니까?”
그는 어느덧 집에 설탕과 빵, 차, 무엇보다 보드카가 떨어져 간다는 생각을 하고는
곧바로 승낙했다.
그의 업무는 공장에서 매시간마다 휴식 시간을 알리는 버튼을 누르는 것이었다.
일은 힘들 것이 전혀 없기에 새로운 직장은 꽤나 그의 마음에 들었다.
어느 날 그는 친구 이반 이바노비치 역시 직장을 잃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를 돕고 싶었던 로만 이고리예비치는 이반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봐, 바냐*. 네가 일을 잃었다고 들었어.
자네에게 맡길 일이 하나 있는데 말이야.
급여는 많지 않네, 고작 2만 5천 루블이야.
하지만 일은 아주 쉬워. 할 수 있겠나?
매시간 알람을 맞춰 두고 버튼만 누르면 되거든.
하는 일에 비하면 꽤 괜찮은 돈이지, 안 그런가?
그래? 그럼 내일부터 나오게.”
마음씨 좋은 로만 이고리예비치는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매달 2만 5천 루블의 수입을 얻게 되었다.
*이반의 애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