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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구소M Jan 30. 2024

1914년 8월

자크가 마리-조세프에게


내 사랑하는 자기,

  나는 잘 지내고 있소. 오늘은 급하게 짧게 적어야겠소. 아직 저녁식사 전이라 시간이 별로 없기 때문이오. 이곳은 무척 덥소. 그래도 비가 오는 것보다는 나오. 쟝 형님 소식을 들었다면, 전해주길 부탁하오.

소중한 처제들과 장모님께 백 마디 찬사를 전해주오. 내 가슴속 가장 좋은 심장은 당신을 향해 뛰고 있소.


당신의 자크



1914년 8월 8일

  사랑하는 꼬꼬씨, 마침내 오늘 아침 당신 편지 두 통을 받았어요! 하나는 사르트르에서 쓴 거고, 다른 한 장은 엽서로 쓴 거예요. 그런데 당신이 떠나기 전 파리에서 보냈을 법한 편지는 받지 못했어요.

 어제는 시누이의 긴 편지를 받았고, 마들렌의 남편인 펠릭스 매제가 농장으로 왔어요. 우리와 점심을 함께 먹으며, 낮부터 밤까지 여기 있으려고요. 매제는 라호슈 씨의 측근인 중사와 함께 왔어요. 제부는 늘 그렇듯이 우리를 무척 재밌게 해 줬어요.

 이곳에는 새로운 일이라곤 전혀 없어요 지난 편지에서 당신께 설명했던 것처럼 그저 삶이 계속돼요. 당신이 제 편지들을 받아보셨길 바라요.

 당신은 랭스로 가시죠? 점점 국경과 가까워지네요. 자랑스러우면서도 고통스러워요.

 우리 딸은 사랑이에요. 당신을 닮았어요. 미친 듯이 이유 없는 분노가 가득 차서 자지러지는 것만 빼면요. 저는 못되게도 우리 아기를 요람 속에 그냥 내버려 두곤 해요. 제 귀를 틀어막고 소리 지르게 그냥 둬요. 잔인한가요?  

 다른 아이들은 착해요. 마들렌의 아들, 조카 미미는 방울새처럼 수다를 떨고, 젠비에브의 딸은 점점 포동포동해져요. 이제는 어른처럼 의젓하게 굴어요.

 당신 아내는 매우 잘 지내요. 참, 마들렌에게 라운드형 코르셋을 구매했어요. 제 것은 이제 너무 커졌거든요. 임신하기 전 원래 몸으로 돌아온 것 같아요. 불쌍한 내 사랑, 이렇게 멀리 기약 없이 가 있다니! 당신은 몰라요. 당신이 저를 얼마나 행복하게 해 주며 어떤 부분에서 감사를 주는지 말이에요.

 오, 선한 신이 당신을 보호하고 은총을 내려주시길. 당신을 신께 맡깁니다.

사랑하는 내 친구, 내 사랑, 내 생명에게


당신의 마리-조세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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