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별빛을 섞으세요

어쩌다 캠핑

by 춤추는바람




나무숲을 병풍처럼 두른 캠핑장. 낮에는 캥거루들이 텐트 주변을 뛰어다니고 밤이면 주머니 쥐들이 출몰해 식량을 노린다. 지리적으로도 도시와 많이 떨어져 있지만 심리적으로도 두텁게 거리가 쌓인다. 해변으로 가는 길을 찾아 헤매다 은둔자의 오두막같은 집을 발견했다. 은둔을 위한 장소. 우리는 스스로를 고립시켰지만 외롭지 않다. 바람과 파도, 모래알과 나무, 별과 소라라는 친구를 사귄다.







어제는 어찌나 별이 많던지 밤하늘의 공백보다 별이 더 많아 보였다. 아이가 들고 온 별자리 책에서 이름을 외운 오리온자리를 중심으로 왼쪽으로는 큰 개와 작은 개자리가 오른쪽으로는 황소자리와 마차부자리가 선명하게 보였다. 오리온자리의 밝은 별인 리겔과 베텔게우스가 천정에 박힌 커다란 다이아몬드처럼 빛났다. 책에서 그려 보여 준 별자리 외에도 그 주변으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별들이 빼곡히 흩뿌려져 저마다의 신호를 보냈다.



누군가 저 먼 곳에서 우리처럼 밤하늘의 별빛을 보고 있을 것 같았다. 반짝이는 별 중 하나, 어쩌면 둘, 저 모든 별마다에서. 경이와 동경, 호기심으로, 어둠과 시간을 관통하며 알지 못하는 서로가 눈빛을 주고받는지도 모른다. 그러니 거기 아무도 없는 게 아니라 누군가, 무언가가 존재할 것이다. 우리가 혼자보다 함께를, 고립보다 공존을 꿈꾸는 한. 내 안에서 그리운 이들이 떠올랐고 안부를 묻고 싶었다. 설명이 불가할 정도로 까만 어둠과 놀랍게 반짝이는 하늘의 조각을 잘라 마음으로 엽서를 썼다.



안녕한가요. 먼 곳에 매 순간 우리에게 신호를 보내는 별들이 있어요. 미지의 존재조차 그리워 간절하게 빛을 보내는 마음이 밤하늘엔 빼곡하답니다. 당신의 시선이 멈추는 그 별에 저의 그리움도 심어 둘게요. 그 별을 바라볼 수 있는 한 우리는 한시도 혼자가 아니에요.



우리라는 우주에서 각자는 작은 별일 거예요. 어두워질수록 선명해지는 작고 여린 별. 다양한 형태로 자신의 아름다움을 빚어가는 존재들. 지금 이순간 당신이 서 있는 곳이 까맣게 어둡더라도 절망하지 마세요. 어두울수록 당신이라는 빛을 멀리까지 보낼 수 있답니다. 어둠에 머무는 시간은 예민하고 날카롭게 우리의 빛을 키우는 시간이에요. 당신이라는 아름다움은 어둠 속에서 자라난답니다.







“삶에 별빛을 섞으세요.”라던 책 속 문장처럼, 내 삶에 별빛이 닿자 우리가 조금 아름다워진 것 같았다. 감탄하고 상상하고 그리워하는 순간, 나 너머의 세계를 헤아리려는 사이 우리는 별처럼 빛난다. 삶이라는 우주에 우리라는 별을 띄운다.





※ 한 달간의 캠핑은 무사히 잘 다녀왔습니다. 이 글은 여행 중 써 두었던 메모장을 정리하며 뒤늦게 쓰는 여행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