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에 대한 비교 3
우리는 누구나 평생을 살아가며 하나 이상의 직업에 종사합니다. 직업에 종사함으로 우리가 현대사회를 살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가장 중요한 도구인 '돈'이라는 화폐가 보상으로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또 한편으로는 태어나길 소위 말하는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다고 하더라도 돈 이외의 다른 자기를 실현하는 목적에서 직업을 찾고 성취해 나가길 소망하고 있습니다. 즉, 직업은 사실 화폐를 구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무언가를 우리에게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이와 관련된 하나의 실험을 여러분들께 들려드리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기존에 아실 수도 있으시겠지만 연봉과 행복의 상관관계를 구하는 연구가 있었습니다. 2002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하기도 한 경제학자이며 심리학자인 대니얼 카너먼 교수가 하버드대 심리학 박사과정에 있는 학생들이 진행한 연구로 미국에 거주하는 18~65세 성인 3만 3391명을 대상으로 행복감을 측정한 결과 이들의 중위 소득은 연간 8만 5000만 달러로 약 한화 1억 1200만 원이었습니다. 당시 카너먼 교수는 행복감은 소득과 함께 커지지만, 6~9만 달러의 연봉 수준이 된다면 정점을 찍는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게 아마 많은 사람들이 아는 행복과 연봉의 관계성 중 연봉 8천만 원의 한계의 일부분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 2023년에 발표한 카너면 연구팀에 따르면 연봉 10만 달러 이상 50달러 미만을 버는 미국인의 행복감은 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커졌다고 말합니다.
이 말만 들으면 결국 돈이 중요하구나 하고 느낄 수 있겠지만, 사실 카너만 연구팀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이 뒷부분의 내용입니다. 카너먼 교수님은 매우 가난한 사람들의 행복감에 돈은 분명히 많은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면서도 동시에 적절한 수입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불행하다고 느낀다면, '불행의 근원은 아마 돈으로 고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자 이 연구를 들은 여러분께 한번 물어보고 싶습니다. 이래도 돈이 직업의 모든 것일까요??
사실 단순하지만 어려운 질문입니다. 저 또한 머릿속으로는 알지만 마음으로 인정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왜냐면 연구의 대상은 연봉 1억 이상의 소득자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미국인 것을 감안하더라도 우리에게 실감 나긴 어려운 것이며, 카너먼 교수 또한 말했든 행복감에 돈은 분명히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 우리는 현대 사회에 살면서 돈으로 받는 혜택이 너무 많다는 것을 이미 충분히 알게 되었기 때문에 직업과 돈은 단순히 연구만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연관성을 우리에게 준다고 경험될 수 있습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너먼 교수님의 말처럼 저러한 고소득이 아니어도 적절한 수입을 가지고 있지만 불행하다면, 그리고 나의 직업에 불만족스럽다면 돈이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우리는 우리의 직업을 가치 있게 바라볼 수 있는 작업을 해보아야 할 것입니다. 먼저 여러분들께 물어보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직업에 만족하시나요?
만약 만족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어떤 것 때문인가요?
위의 질문에는 다양한 대답이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불만족스럽다는 대답이 나온다면 우리가 먼저 살펴보아야 할 것은 바로 내가 가진 직업적 가치감 일 것입니다. 직업 인식의 재구조화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기본 전제를 ‘모든 직업이 사회적으로 중요하며 가치를 가지고 있다.’라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전제를 생각했다면 여러분이 해야 할 것은 바로 자신의 직업적 가치감에 대해서 숙고하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단순히 ‘경제적 보상’이 목적일 수도, 혹은 ‘봉사’, ‘인정’, ‘안정성’ 등 어떠한 것이 자신이 직업을 가지고 실현함에 있어 우선이 되는지를 확인하면 좋습니다. 직업적 가치감은 이론에 따라 다양한 것들을 제시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기준 워크넷에서는 다음과 같은 9가지의 가치감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내가 가진 가치감을 파악했다면 그다음 해야 할 것은 내가 현재 종사하고 있는 직업군이 나에게 주는 가치감과 비교를 하는 작업입니다.
이러한 비교 단계에서 우리는 이직, 전직, 사직과 직업 유지를 결정하곤 합니다. 예를 들어 내 직업적 가치감이 ‘일과 삶의 균형’이라고 불리는 워라벨이지만, 내 직업이 주는 가치감이 경제적 보상에 압도적인 가치감을 가지고 있다면, 우리는 이러한 직업에 종사하며 큰돈을 벌지만 결국 지치고, 무기력해지며 심할 경우 번아웃이라 불리는 심리적 소진을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나의 직업가치관과 내 직업이 나에게 주는 가치감이 다를 경우 극심한 스트레스를 경험할 수 있는 위험이 존재합니다. 이 경우 나의 직업적 가치감을 끓어 올리기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은 내가 종사하는 직업에서 어떻게 내가 소망하고 있는 직업적 가치감을 성취할 것인가에 대한 방안을 탐색해 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의사라는 전문직을 가지고 있지만 일하는 것에 있어서 봉사 보다 ‘경제적 보상, 성취’등의 가치감이 더욱 느껴진다면, 자신이 가진 역량을 바탕으로 의료봉사를 나간다던지, 어딘가 후원을 하며 자기가 가진 봉사라는 가치감을 성취해 간다면 우리는 자기의 직업을 재인식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저에겐 이렇게 글을 쓰는 것이 변화지향과 사회적 인정이라는 제가 가진 가치감을 존중받을 수 있는 작업일 것입니다. 하나만 더 여러분께 물어보겠습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직업을 왜 선택하셨나요?
그리고 여러분이 직업을 종사하면서 무엇을 경험하셨나요?
우리는 누구나 직업을 가지기까지 일정한 형식의 시험을 거칩니다. 서류건 면접이건 혹은 단순 면담이건 일정한 방식의 테스트를 통과해야 혹은 자격을 갖추어야 그 직업에 종사할 수 있습니다. 이는 자신이 원하던 원하지 않던 심지어 가벼운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하더라도, 어떤 직업을 가지건 마찬가지입니다. 이때 이러한 시험에 거치며 우리는 왜 이 직업을 선택했는지 혹은 선택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기억해야 합니다. 앞서 강조한 것은 모든 직업은 존중받을만하며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설사 내 학력이, 자격이, 혹은 현실적 요건이 내 이상에 미치지 못하여 지금 가지고 있는 직업에 종사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처음 종사했을 때 나름의 각오와 설렘, 혹은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비단 그것은 단순히 돈을 번다는 것에서 오는 것이 아닌 새로운 직장에서 일한다는 것,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 그리고 내가 새로운 환경에서 일을 한다는 그 자체에서 시작되었을 것입니다.
그 기대를, 불안과 설렘을 지금의 여러분은 기억하시나요?
직업에 대해 비교를 멈추는 가장 핵심은, 나의 직업이 주는 가치감과 내가 직업에서 이루는 것들을 확실하게 인식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상담에서는 첫 입사와 처음 일할 때의 경험을 강조하며 어떤 것을 성취하고자 하는 지를 재인식시킵니다. 또한 단순히 내가 직업에서 얻은 ‘나에 대한 성취’에 집중하며, 동시에 직업이 주는 사회적 연결에 대한 재인식을 해야 합니다. 직장에서 얻은 좋은 인연들, 직장을 다님으로 경험하게 된 다양한 사회적 관계들은 우리가 단순히 직업을 내가 종사하는 일, 돈을 버는 일에서 벗어나 한층 높은 수준에서 내 직업이 나에게 주는 것들을 바라보게 해 줍니다.
모든 직업이 존중받을만하고, 각각의 가치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경험한다면
우리는 우리의 직업을 더 이상 비교의 대상이 아닌 존중의 대상으로 올바르게 재인식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