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망디는 일조량이 적어서 사과나무를 재배한다.
일조량이 많은 남부지방은 포도나무를 재배해 와인을 생산하고 노르망디는 사과로 시드르라는 사과주를 만든다.
집 뒷편에는 열그루도 넘는 사과나무가 있다.
그 중 한 그루 정도만 맛 좋은 사과를 만들어내고 다른 나무의 사과들은 좀 맹탕이거나 맛이 별로라 시드르를 담는 용으로 사용한다.
사과나무에서 사과를 딸 필요없이
시간이 지나면 사과들이 저절로 떨어진다.
10월 초부터 해서 중순까지 사과가 떨어지는데 기다렸다가 자루에 담으면 된다.
이런 자루가 60개-70개 정도? 된다
사과를 줍는 일이 쉬워보이기는 하나 허리를 숙이고 때로는 무릎을 꿇어야 하기 때문에
아고고~~
곡소리가 절로 나는 일이다.
자루가 꽉 차면
시아버지가 트랙터를 몰고와서 한번에 사과를 우르르 실어 나른다.
그리고 시아버지의 증조부 부터 사용했던 오크통에 세척한 사과와 설탕을 적절한 비율로 투하한 후
기다리면 시드르를 완성이 된다.
동네 사람들 가족들과 나눠먹기도 하고 막걸리처럼 들통을 들고 시드르를 사러 오는 사람들도 있다.
시드르가 더 발효가 되고 단맛이 없어지면 사과 위스키 같은 도수가 높은 칼바도스라는 술이 된다.
시드르는 도수가 약해서 술이라기 보다는 약간 음료수처럼 마시는데 칼바도스는 40-50도 정도되는 독한 술이라서 냄새부터가 엄청 강하다.
술이 약한 나는 혀만 잠깐 담궈도 온 몸이 찌릿찌릿 할 정도니,
이게 시아버지가 시드르를 담글 때 사용하는 오크통이다.
벽난로에 장작을 때고 라클렛 치즈를 감자에 뿌려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계절이 온다.
봄에는 꽃을 보고
여름에는 체리나무에서 갓 딴 체리를 맛보며
가을에는 잘 익는 배를 먹는 즐거움
시골에서 조용하지만 또 나의 사계절이 끝나고 또 돌아올 준비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