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컨트리 쇼퍼 May 30. 2023

전 세계에서 우리 집 찾기 프로젝트 : 컨트리 쇼핑

프롤로그(1) 컨트리 쇼핑 하러 갈래? 


"이 프로젝트의 이름은 이제부터 전 세계에서 우리 집 찾기 프로젝트야!" 

"그게 뭔데?" 

"컨트리 쇼핑! 나 그거 하고 싶어." 


<밖에서 볼 때는 따뜻한 서울의 집>


한국의 겨울은 왜 이렇게 길고 추운지. 

삼십 년을 살아도 적응이 되지 않았다. 그 추웠던 겨울날, 한국을 당장이라도 떠나고 싶었다. 

그런데 떠나기 위해서는 너무나 많은 구실이 필요했다.


그리고 특히나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설득해야만 했다.

먼저 체크리스트를 정했다. 

우선은 엄마 아빠?

음... 일단은 패스! 

나중에 설득하기로 하고. 

그럼.. 남자친구? 

오케이!

남자친구는 지금 당장 설득할 수 있을 것 같다! 




난 그 사람과 함께 해외에 나가서 살고 싶었다. 

함께 가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 

그 사람을 사랑했기 때문도 있었고,  

그 사람이 없는 삶은 생각조차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솔직하게 말하자면... 혼자서는 떠날 용기조차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함께 떠나야만 했다. 


* 첫 번째 설득

그래서 나는 다짜고짜 남자친구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우리 워킹홀리데이 가자!"

"싫어.." 

"왜?"

단순한 이유였다. 

"한국이 좋아. 외국에 나가서 살면 얼마나 힘든지 알아?"

이 말을 시작으로 남자친구는 자신이 7년간 미국에 있었던 경험담을 토해냈다. 

하지만 고집불통인 나 또한 쉽사리 포기하지 않았다.

"알지! 나도 1년 동안 영국에서 살아봤잖아? 나도 그때는 우울증 와서 맨날 울고, 술에 찌들어 살고..."

나도 모르게 그 시절을 생각하니 한숨이 절로 나오고 말았지만 어떻게든 그를 설득해야만 했다. 

"근데 나도 그때는 다시는 외국에 나가서 살지 않겠다고 다짐도 했었어..."

"근데 왜 나가려고 하는데? "

나는 남자친구를 향해 철없이 웃어 보였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잖아? 그냥 나가고 싶어!" 


하지만 역시나... 결국, 첫 번째 설득은 실패로 돌아갔다.  


<답답했던 주거공간 때문이었을까?>


그렇게 남자친구는 1년 만에 설득을 당했다. 

내가 설득을 잘해서가 아니었다. 

외부 요인 때문이었다. 

이 내용은 뒤에서 더 얘기하도록 하자.  


<서울의 밤.. 하지만 내가 보고 싶은 다른 도시의 밤은 어떤 곳일까?>


그렇게 우리는 컨트리 쇼핑을 계획하게 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짧게는 3년, 혹은 얼마나 더 오래 걸릴지는 모르겠다. 

우선 나와 함께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남자친구였고, 지금은 나의 남편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나 혼자였다면 용기를 낼 수 있었을까 싶다. 

함께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 프로젝트는 작년 2022년 8월부터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만 30세 대한민국 청년이었던 우리는 1년간의 취준생 생활을 마무리하였다. 

아무리 노력해도 우리의 힘으로 되지 않는다는 것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절망했다. 

정말 하염없이 절망했고, 비관적으로 사람이 변했고, 모든 세상에 화가 났다. 


사실 나는 그 절망이라는 씨앗은 30년이라는 인생을 살면서 품고 살아온 것은 아니었을까? 

나에게 되묻고 싶었다. 

다만 2022년이라는 해에 절망이라는 이름과 함께 꽃이 만개했던 것뿐이었다. 

그래서 나는 그 절망의 꽃을 꺾고 새로운 희망이라는 씨앗을 심기로 마음먹었다. 

그 꽃이 제대로 잘 피어나기 위해서는 비옥한 토양을 찾아야만 했다. 

한국에서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았고, 나는 그 땅을 찾기 위해 전 세계로 눈을 돌렸다. 

먼저 우리가 생각했을 때 우리라는 객체로 잘 살아갈 수 있는 곳을 찾아야만 했다. 


매거진의 이전글 한국을 떠나는 길에 깨달은 것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