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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컨트리 쇼퍼 Oct 09. 2024

왜 요즘 사람들은 단기방을 선호할까?

<한국 vs 호주 주거 형태 비교>


어쩌다 보니 단기방에서 살게 되었다.


단기방에 처음부터 살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다. 

때는 2023년 2월이었다. 그 달에 원룸 계약이 만료되었고, 호주로 나가는 날은 6월 즘이었다. 

집주인한테 4개월만 연장해 달라고 했는데, 그 시기가 대학교 입학 시즌이어서 안된다는 말만 돌아올 뿐이었다. 그래서 나와 남편은 4개월간 당장 어디로 갈 수도 없는 형편이었다. 

길을 걷다가 집 없는 이 상황에 눈물이 나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길바닥에 주저앉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 열심히 검색을 해보았다. 


그렇게, 단기방이라는 것을 그때, 처음 알게 되었다. 

그때부터, 우리는 단기방만 찾게 되었고, 우리는 단기방 유목민이 되었다. 

서울대입구역부터 시작해서, 서울 이곳저곳을 찾기 시작했다. 

단기방이 가장 많이 밀집되어 있는 지역은 강남이었다. 

우리는 네이버 블로그 등을 통해서 단기방을 알아보았지만, 지금 당장 입주할 수 있는 매물은 없었다. 


우리의 버짓은 월세 100만 원을 선호했지만, 대부분 그 이상이었다. 

관리비 10만 원 이하 선호. 

최소계약 3개월 선호. 


그래서 우리는 부동산을 찾게 되었고, 부동산에서 월 100만 원에 알맞은, 원룸을 추천받게 되었다. 

지금 당장, 계약하지 않으면, 단기방은 바로 나가버린다는 말에... 우리는 그 자리에서 계약을 했다. 

 그곳에서 4개월간 살았다. 사실, 내 인생에 런던 셰어하우스 다음으로 최악의 경험이었다. 

호주로 나가는 것이 아니었다면, 우리는 그런 집에서 절대 살지 않았을 것이다. 

유흥가 안에 있는 건물 사이에 있던 우리 집은 2층이었다. 

새벽 내내 고성방가와 흡연으로 창문, 하수구로 담배냄새가 시도 때도 없이 올라왔다.

이러다가, 간접흡연으로 내 폐가 망가지겠는데? 이런 생각이 매일 들었다. 

설상가상으로 호주 출국이 미뤄지면서 6월 말까지 그 집에서 살게 되었다. 

방충망은 고장 나서, 집주인은 고쳐주지도 않고, 모기떼가 우리 방을 점령했다.  

모기에게 우리 피를 내어 주었다. 




아무튼 1년이 지나고, 우리는 다시 서울로 왔다. 

처음에는 친정부모님네 집에서 3개월간 지냈지만, 서울에서 다시 일을 시작하게 되면서, 또다시 단기방을 구해야만 했다. 처음부터 우리도 또다시, 단기방을 원한 건 아니었다. 하지만 우리와 맞는 집을 찾고 싶었다. 

그렇게, 또다시, 우리는 이 집, 저 집, 전전하면서 살게 되었다. 

우리한테 맞는 집을 찾기 위해, 단기방을 선호하게 된 것이었다. 


호주에서 우리가 정말 원하는 집에서 살게 된 이후론 함부로 집을 선택하고 싶지 않았다. 

특히나 계약을 파기하는 것에 대한 위약금과 스트레스는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더욱이 그랬던 것 같다.

이런저런 경험이 축적되다 보니, 단기방이 현재로서는 우리에게 가장 좋은 선택이 아닐까 싶었다.  


<실제로 호주에서 우리가 살던 집>


단기방의 종류와 장단점은? 


경제적 부담과 계약의 유연성

단기방은 계약 위약금이나 긴 계약 기간의 부담을 줄여 주기 때문에 유리하다. 특히 불안정한 부동산 시장이나 개인적인 상황 변화가 잦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편인 것 같다. 나의 경험처럼 집을 함부로 선택하고 싶지 않을 때, 단기방은 부담을 덜어주는 옵션이 될 수 있다!  


코리빙하우스와 공유 주거의 등장

코리빙하우스는 젊은 세대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우리도 코리빙하우스를 찾았지만, 예약을 걸어놔야지, 계약을 할 수 있어서, 결국에는 하지 못했다. 그 정도로 젊은 사람들에게도 외국인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혹은 짧은 기간 동안 머물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코리빙하우스 같은 공유 주거 형태가 매력적이다. 

방이 나기만을 기다려야 할 만큼 수요도 많다는 점이 이를 잘 보여준다. 또한, 이직률이 잦거나, 재택근무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가장 좋은 옵션이지 않을까 싶다. 대부분 커뮤니티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1층에서 재택근무를 할 수 있다.

하지만 단점은 공유 주방을 사용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오히려 이런 공유주방을 사용하면서, 사람들과 친해지는 것을 중요시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비싼 렌트값. 방 사이즈에 따라서,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부동산의 유연한 서비스

단기방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부동산도 이를 적극 반영해 다양한 단기 임대 매물을 제공하고 있다. 나의 경우에도 부동산을 통해 단기방을 계약하며 살았고, 실제로 부동산에서 단기방으로 꾸밀 수 있는 오피스텔을 구매해, 강남뿐만 아니라 성수, 잠실 등에도 단기방이 대거 포진되어 있다. 


 변화하는 주거 트렌드

예전에는 긴 계약이 기본이었지만, 이제는 주거 안정성보다는 유연성과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계약이 더 중요진 것 같다. 이러한 트렌드는 사람들의 삶의 방식, 직업 변화, 라이프스타일의 다양화와도 연결이 된다.  



서울의 단기방은 호주의 유닛과 비슷하지 않을까?


호주에서는 유닛이라는 주택에서 살았는데, 유닛이 가장 코리빙하우스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호주에서 흔히 말하는 "유닛(Unit)"은 아파트(Flats) 혹은 타운하우스와 비슷한 주거 형태로, 단독주택보다는 작고 더 밀집된 구조의 주거 공간을 의미한다. 유닛은 주로 한 층에 몇 개의 세대가 있는 단층 혹은 복층 구조의 작은 주택을 말하며, 특히 도심지나 외곽 지역의 주거 단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1. 크기와 구성  

작은 아파트형 주거지: 유닛은 보통 침실 1~3개 정도의 작은 주택으로, 한 세대에 필요한 기본적인 공간만을 제공한다.

우리 집 같은 경우에는 침실 한 개만 제공되었다. 

개인 소유 또는 임대: 유닛은 개인이 소유할 수 있거나 임대할 수 있는 형태다. 아파트보다는 소규모이지만, 일반 가정에 필요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우리는 에이전시가 운영하는 유닛에서 살았는데, 사는 동안 집에 문제가 생겼을 때, 어플 혹은 메일로 보수 요청을 보내면, 무료로 보수를 해주었다. 하지만 잦은 인스펙션은 귀찮음을 초래할 수 있다. 


2. 공용 시설  

공유 정원 및 주차 공간: 유닛은 대개 여러 세대가 모여 사는 구조이므로, 공용 정원이나 주차 공간을 공유하는 경우가 많다.

편의시설: 공용 세탁실, 작은 피트니스 센터, 바비큐 공간 등을 제공하는 유닛도 있다. 규모에 따라 공용 수영장이나 정원이 있는 경우도 있다.

우리 집의 경우, 공용 세탁실, 바비큐공간, 오븐 등이 제공되었다. 


3. 주거 밀집도  

밀집된 주거지: 유닛은 아파트처럼 여러 세대가 한 건물 내에 함께 사는 방식이다. 타운하우스처럼 붙어 있는 구조일 수도 있지만, 대체로 각 세대는 독립적인 생활공간을 가지고 있다.


4. 위치  

도심지와 교외: 호주 유닛은 도심지뿐만 아니라 교외 주택가에도 많이 위치해 있다. 특히 교외 지역에서는 넓은 부지를 이용한 단층형 유닛들이 많다. 도심지에서는 고층 유닛 아파트를 볼 수 있다.


5. 유연한 임대 조건  

단기/장기 임대 가능: 유닛은 단기 또는 장기 임대 모두 가능하며, 특히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가지고 있는 외국인들이 임시로 거주하기에 적합한 옵션이다. 일부는 가구가 제공되는 형태의 풀리 퍼니시드(Fully Furnished) 유닛도 있다.

우리 또한, 모든 가구와 식기류가 제공되어 있는 유닛에 입주해서, 일 년간 편리하게 이용하였다. 


6. 생활의 편의성  

저렴한 유지비: 단독주택에 비해 유지비가 저렴하며, 관리가 용이하다. 청소와 관리가 더 쉬워, 가구나 커플이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보안: 대부분의 유닛 단지는 안전을 고려한 디자인으로, 보안이 강화된 게이트나 관리인이 있는 경우도 있다.


7. 커뮤니티  

주변 이웃과의 교류: 유닛 단지에 거주하면 이웃들과의 교류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으며, 커뮤니티 생활을 장려하는 경우도 많다.

유닛은 호주 내에서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주거 형태로, 특히 집을 직접 소유하기 어려운 젊은 층이나, 장기 체류가 아닌 임시 거주자에게 인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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