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을 돌아봤습니다.
'비상계엄'과 '내란죄'를 취재하고, 이전부터 따라가던 재판에 가고, 여의도에도 다녀왔습니다.
지난 12일 대통령 담화를 생중계로 봤습니다. 그는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싸우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섬뜩한 느낌까지 들었는데요.
검사 출신 대통령은 자신의 행위를 법적으로 방어하기 위한 주장을 늘어놨습니다.
정리하면, 첫 번째는 '법원이 심사할 수 없는 대통령의 통치행위', 두 번째는 '국헌문란의 목적 없음', 세 번째는 '폭동 아님'이었습니다.
그의 첫 번째 방어 논리는 궤변에 불과합니다. '대통령도 이 논리가 무리한 것임을 알면서 선동하듯 주장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구체적인 취재 내용은 아래 기사로 보실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두 번째와 세 번째 방어 논리는, 결국 그래서 내란죄가 아니라는 건데요.
김주형 기자가 취재한, 전두환 등 신군부의 1~3심 판결문 내용을 보면, 정당하지 않은 계엄이 어떻게 내란죄로 연결되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기사가 곧 나옵니다!)
다음 주 금요일(27일) 시작하는 탄핵심판 그리고 언제 시작될지 모르는 형사재판.
모든 언론이 주목하는 초유의 사태와 재판을 어떻게 취재하고 어떻게 전달할지 고민이 많아집니다.
취재를 이어가는 동안에도 재판은 계속 열렸습니다.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오송 지하차도 참사, 뉴스타파 기자들의 재판(윤석열 명예훼손)...
비상계엄과 내란 속보로 머리가 꽉 차 있다가도, 이렇게 다른 법정에 다녀오면 다른 중요한 일들이 얼마나 잊히고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리셀 참사는 이제 공판준비기일이 끝났고, 내년 1월 본격적인 공판이 시작됩니다.
마지막 준비기일 기자회견에서 피해자 측 변호인은 "앞으로 27명의 증인신문이 있을 예정이다. 증인을 신문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박순관·박중언(아리셀 대표·총괄본부장)이 뻔뻔하게도 혐의를 부인하고 있기 때문에 증인신문을 하는 것이다. 이렇게 재판 절차가 길어지는 것은 그들이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습니다.
27명의 증인. 피해자들의 바람과 달리, 재판은 꽤 길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코트워치 팀은 몸이 두 개밖에 없지만, '윤석열 블랙홀'로 생겨나는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도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2017년 3월 10일 금요일.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라는 결정이 나오던 순간을 기억하시는 분이 많을 겁니다. 그때 어디에서 뭘 하고 있었는지를요.
저는 학생이었습니다. 스튜디오 수업에서 선생님이 생중계를 보자고 프로젝터를 켰고, 결정이 나왔고, 셀카를 찍은 기억이 납니다. 학기 초라 다들 어색한 사이였는데도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지난 14일 토요일 여의도.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직후 '다시 만난 세계'를 시작으로 메들리가 이어지다가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가 흘러나왔습니다.
2016년 청와대로 향하던 경복궁역 앞, 2017년 학교 스튜디오처럼 2024년 국회의사당이 멀리 보이던 여의도 또한 노랫말처럼 '다시 넘겨볼 수 있는 한 페이지'로 남겠구나, 생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