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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윤성 Oct 17. 2021

슬기롭게 이사하는 방법 - 출발 편

일상을 보내는 소소한 팁들 #2

이사의 어려운 점은 목적지까지 가는 과정도 힘들 뿐만 아니라, 모든 일이 그렇듯이 출발 과정이 고되다. 새로운 터전에 옮길 짐은 앞으로도 필요하고 중요한 짐인데, 우선 이를 분류하는 것이 본격적인 이사의 시작이다.


버려야 할 것은 버린다


시험공부할 때 중요한 것은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지 않는 것이다. 그중에 최악은 '사진첩 보기'다. 공부를 준비하기 위해 청소를 하다가 우연히 사진첩을 들여다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평소엔 관심도 없던 사진들이 왜 그렇게 신나고 즐겁고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는지, 순식간에 그 순간을 유영한다. 분명 즐거운 경험일 테지만 이제 해야 할 일을 하자. 이사할 때도 이런 경우가 많다.


물건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게 디지털로 환원되고 있는 요즘엔 물건에 대해 소중한 감정을 느끼기란 꽤 어려운 일이지만 누구나 좋아했던 물건, 소중한 물건이 있다.


단지 지금도 방 어딘가에 조용히 숨 쉬고 있을 뿐이다. 이사는 정리의 다른 말이다. 우리는 모든 물건을 통째로 그곳으로 옮길 수 없다는 사실을 알며, 이사를 하며 사라지는 물건도 굉장히 많다. 중요한 일은 버려할 것은 이제 버려야 한다는 사실이다.



결국 같은 이사다


포장은 큰 단위로 꼼꼼히 


우선 다이소로 가서 노끈, 큰 PP 박스 2개, 박스 테이프 등을 구매하자. 그리고 가능하다면 50리터 쓰레기봉투를 추가로 구매하면 좋다. 원룸 기준으로는 박스는 두 개 정도면 충분하다.


박스 하나엔 건조하고 큰 물건들이 들어가면 좋다. 예를 들어 가전제품이나 액세서리, 날카로운 물건, 악기, 취미 도구,  기타 주방에서 사용하는 가재도구들을 넣어주자


남은 박스 하나엔 습하고 작은 물품들을 넣어주면 좋다. 짐을 옮기면서 일어나는 큰 불상사 중 하나는 물건이 말 그대로 '터지는' 것이다. 이사 당일엔 정신이 없어서 물건을 간수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터지지 않도록 소분해서 낱개로 분류하면 좋겠지만 역시 그건 쉽지 않다. 이곳에 들어갈 물품은 주방 세제, 화장품, 섬유 유연제, 향신료, 차, 기타 음식물들을 넣어 주자. 넣을 때 비닐로 한 번씩 감싸주면 좋다.


마지막으로 가장 많은 부피를 차지하는 것은 의류인데 겨울 옷들은 부피도 크고 무겁기에 박스에 넣기에는 불편한 점이 많다. 그래서 옷은 쓰레기봉투에 넣는다. 쓰레기를 버릴 때 알겠지만 이곳에는 생각보다 정말 많은 양을 넣을 수 있다. 여름옷과 겨울옷을 가리지 말고 모두 때려 넣자. 주름이 가긴 하지만 이사 후 펼쳐서 널어놓으면 금방 펴진다. 


신 문물을 활용하자


처음에 이사할 때는 부모님의 차를 이용했고, 두 번째 이사할 때는 친구 자동차를 빌려서 이사했다. 모두 승용차였는데. 나 역시 살다 보니 짐이 늘어나기도 하고 뭔가 미안하기도 했었다.


그래서 가장 최근에 이사할 때는 용달을 활용하기 위해 '짐싸'라는 이사 앱을 활용했다. 내가 가진 짐과 위치를 입력하면 업체에서 견적을 보내주고 내 마음에 드는 견적을 골라 매칭 해주는 서비스다.


이런 서비스가 없었을 때는 알음알음 소개를 받아 전화를 걸어 이사를 하거나, 인터넷을 샅샅이 뒤져야 했는데 바로바로 전화를 해서 좋았다. 가장 좋았던 점은 전화로 부대끼지 않고 앱을 통해 깔끔하게 연결하는 방식이라 좋았다.


처음 사용해볼 때는 별생각 없었는데, 사용해보니 굉장히 좋았다. 리뷰도 제공하고 있어서 각 사업자에 대한 정보도 알기 쉬워서 불친절하거나 추가 요금을 요구하지는 않는지 확인하면 좋다. 세상엔 처음이 어려워서 그렇지 막상 해보면 좋은 것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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