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미러만 보고 운전하는 사람들

투자 명인에게 배우는 주식 투자 철학

by 반윤성
BLACK BOX

유명한 유튜브 채널이 있다. 이곳에선 시청자 제보를 통해 도로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을 블랙박스 시점으로 관찰하는 콘텐츠를 다루는데, 제보된 영상들을 보고 있노라면 보통 사람의 생각으로는 전혀 상상할 수 없는 기상천외한 일들이 벌어지곤 한다.


과속, 역주행, 칼치기는 기본이요. 신호조차 무시하고 질주하는 차량이나 순간적인 화를 참지 못하고 창문을 열어 욕설과 함께 쓰레기를 다른 차량으로 던지는 운전자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기상천외한 상황이 벌어지는 난장판 속에서도 아직까지 백미러만 보고 운전하는 사람은 없었다.


과거 실적만 보고 투자하는 것은 백미러만 보고 운전하는 것과 같다

A펀드는 작년에 41% 연 수익률을 거두었다. 그리고 B펀드는 12%, C펀드는 -12% 연 수익률을 거두었다. 그럼 당신은 어떤 펀드를 선택하겠는가? 수많은 답변이 있겠지만 내 생각엔 '아무도 모른다'가 정답이다. 작년의 성공이 올해의 성공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그리고 작년의 실패가 올해의 실패를 보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시장 논리로 따지면 가격이 오를수록 저렴한 다른 자산의 가치가 부각되어 그쪽으로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수익률이 가장 좋았다는 이유로 A펀드를 고른다. 마치 백미러를 보고 운전을 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물론 펀드는 펀드매니저가 직접 관리하는 거니까 직접 투자하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고 이것저것 한다고 해서 수익률이 좋아질 가능성이 낮다. 그러면서도 수수료는 정해진대로 꼬박꼬박 가져간다. 그것도 시장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익률로 말이다.


그렇다고 아예 투자하지 않는 것은 요즘 같은 인플레이션 시대에 너무나도 위험한 발상이 될 것이다. 개별 종목에 집중하기 어렵고 공부할 시간이 안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관점으로 펀드를 선택해야 할까?


비용과 감정은 투자자의 적이다

인덱스펀드의 창시자 존 보글(John Clifton Bogle)은 세상을 떠난 지금에도 수많은 개인투자자들의 영웅이요, 성인으로 추앙받는다. 시장 전체의 종목을 사버리는 방법을 선택해서 너무나도 손쉽게 시장 평균을 달성할 수 있는 도구를 마련해주었다.


이러한 시장 전체의 지수를 추종하는 ETF가 발명되기 전에 개인 투자자들은 비싼 수수료를 내고 펀드매니저의 상품을 울며 겨자 먹기로 가입해야 했다. 그것도 시장 평균 수익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펀드를 구입함으로써 손실과 기회비용의 부담까지 떠맡아야 했으니 너무도 불합리한 조건이었다.


이후에 인덱스 펀드가 발명되었고 수많은 패시브 상품들이 생겼다. 인기를 달리며 돈잔치를 하던 자산운용사들의 자금이 빠져 인덱스 펀드로 유입되었고 그 결과로 미국 증시뿐만 아니라 세계 증시에 커다란 패러다임을 가져오게 되었다.

keyword
이전 03화주식 투자의 역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