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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찬우 Oct 08. 2020

사주

잘하세요

언니는 이 남자한테 잘해야 돼.


언니 사주에 앞으로 좋은 남자는 없어.

 

어찌어찌 생기더라도 지금 이 남자 정도는 절대 못 만나.


근데 보니까 이 남자 사주에는 여자가 끊임이 없어.


여기 카드에 하트 세 개, 이 카드에 하트 다섯 개 보이지?


사랑이 부족하지 않은 사람이야.


나무가 많은 팔자에 이름 전체 획이 양의 기운만 가득해서 도화격도 있는 사람이라고 했지?


이거 진짜 강한 탤런트 사주야.


아마 이 남자는 죽을 때까지 인생에서 여자가 끊이질 않을 거야.


그래서 언니가 잘해야 돼.


남자한테 여자가 끊임이 없는데도 사주가 좋다는 건 능력 있고 좋은 사람이란 거야.


언니, 평소에 남자가 다 받아주고 오냐오냐해주지?


그거에 만족하고 남자 함부로 대하지 말란 말이야.


지금은 남자가 착해서 그렇지 언제 변해도 안 이상할 사주야.


여기 언니가 뽑은 카드 다섯 개 전부다 칼이 있는 거 보이지?


여기, 여기도 있잖아.


이거, 언니는 집착도 좀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거든?


계속 칼로 이 남자를 찌르려고 하잖아.


근데 이 남자는 운명의 짝만 만나게 되면 언니랑 같이 있을 이유가 전혀 없을 정도로 정말 괜찮은 사주야.


남자한테는 아마 올해 6월 정도에,


결혼하면 평생을 백년해로할 정도로 아주아주 궁합이 좋은 여자가 나타난다고 나와있긴 한데...


그게 언니는 아닌 거 같네.


뭐, 사주라는 게 그날그날 다르니까.


너무 신경 쓸 필요는 없긴 해.


근데 아마 지금은 이 운명의 상대가 언니가 아닐 확률이 아주 높아.


그렇다고 이 남자가 운명의 그 여자랑 무조건 잘 된다는 것도 아니긴 하고.


어쨌든 언니가 잘해야 돼.


이 남자는 언니가 없어도 잘 살아.


알았지?


언니는 되게 나쁜 여자야.


언니도 알지?


지금 이 남자 아니면 이번 생에는 기대하지 말아야 돼.


다른 년들한테 뺏기지 싫잖아?


꽉 잘 붙잡으라고.


집착하지 말고, 서운해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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