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아주기'의 힘

by the그레이스

우리는 '서로의 피부 닿는 것'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어깨부딪힘으로 연인과의 인연이 시작되거나

덩치 좋은 사내들의 싸움이 시작되기도 한다.


예전에 함께 일하는 여자 동료가 허그병에 걸렸나 싶을 정도로,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과 안으며 인사를 했다.

친근감의 표현이 고작 (목소리 한 톤 높인)인사와 악수이던 나에게 말그대로 컬처쇼크였다.

그녀와 오랜만에 만나는 날엔 예외없이 안으며 반가운 인사를 하고,

기약없이 헤어질 땐 안으며 아쉬움의 인사를 했다.

인간은 학습하는 동물이라... 그녀를 오랜만에 만나는 날이면

와인 오프너처럼... 내 팔은 자동으로 벌어졌다.


안아주고, 안으며

더 진한 친근감과 신뢰가 생긴 것 같다.


이때부터 안아주기의 힘을 느끼기 시작했을까,

내 아이들을 아침저녁으로, 시간 날 때마다 꼭~ 끌어안고 등을 톡톡 두드린다.

사춘기를 앞둔 큰 녀석은 아침에 일어나면

예전의 나처럼 양팔을 벌리고, 주방에 있는 나에게 다가온다.


그러다, 어느날 아침 부모님 생각이 났다.

울 엄마, 아빠는 안아주기의 포근함을 언제 느껴보셨을까...

서로 안아주기는 하시는 걸까...


이후, 친정에 방문할 때면

아이들은 자기 전에 할아버지, 할머니를 안고 인사를 한다.

친정을 떠나는 날은 예외없이 폭~ 안겨 인사를 하고 헤어진다.

그때부터 나도 용기내어 아빠, 엄마를 한 번씩 안아드렸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된 이후, 처음 안아보는 것 같았다.

처음엔 민망했다. 안아주는 팔 위치가 서로 맞지 않아 피식 웃기도 했다.

어느새 작아진 아빠, 엄마를 안아드리며

'건강히 잘 계셔~ '하고 속삭이며 인사를 한다.

아주 잠깐이지만 마음이 뜨끈해지는 순간이었다.


부모님의 품을 느낄 수 있을 때 실컷 느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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