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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율립 Nov 16. 2020

긴 가을

2020 올해는 가을이 유독 길다, 매년 신상 트렌치코트를 사고 싶을 때마다    입을 거라며  욕구를 누르곤 했다. 그런데 올해는 가을이 길든 짧든 개념치 않고 신상 트렌치코트를 장만했는데, 운이 좋다.  2~3 입을까 했던 나의 새로운 트렌치코트8번은 넘게 입은  같다.  주말마다 가을이 길다며 이야기하는  보니 올해 가을은 정말 길다.

이번 가을엔 처음으로 낙엽 눈도 맞았다. 샛노란 은행나무잎들이 바람 따라 우수수 우수수. 머리 위로 떨어졌다. 남자 친구와  순간을 기억하고 싶어서 남자 친구의 손을 이끌고 낙엽이 떨어지는 나무 쪽으로 뛰어갔다. 남자 친구는 당황해했지만,  그랬듯이 함께 손을 잡고 뛰어가 줬다. 그렇게 이나무에서  나무로 우스꽝스럽게 뛰었다.

함께 낙엽 눈을 맞았던 오늘의 추억  언젠가 가을이 길다고 느끼는 순간에 불현듯 떠올라 아름답게 기억되리라 믿는다. 가을만이   있는 금빛 물결은 코로나로 지쳤던 올해를 보상해주는 듯이 미쁘디 미쁘다. 내년 낙엽 눈을 맞을 때는 마스크를  기억은  빼놓게 되기를. 마스크 없이 아름다운 가을산을 만끽하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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