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다이어리에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세 가지를 손글씨로 적은 것을 봤다. 그리고선 내게 행복을 주는 3가지를 꼽아봤다.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함께 놀면 즐거운 내 남자 친구 오빠. 그다음엔 생일마다 먹는 태국 음식, 크게는 음식. 그리고선 이불속을 꼽았다. 그렇게 세 가지를 떠올리니 마음이 괜히 몽실거렸다.
오빠에게 바로 카톡을 보냈다. 오빠에게 행복을 주는 3가지는 뭐냐며. 귀여운 내 남자 친구는 내 이름을 연달아 세 번 불러줬다. 함정에 걸리지 않기 위한 것인가. 그를 안심시키고 다시 물으니 나와 음식과 여행이라 했다. 나도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이불속이 아닌 여행을 꼽았을 것 같았다. 오빠를 행복하게 만드는 세 가지를 들으니 다른 친구들의 세 가지 행복도 궁금해졌다.
괜스레 몽실 거리는 이 마음을 나누려 친구들에게 카톡을 보냈다. 수퍼 내향형인 친구 1은 혼자 있는 시간, 방안, 이불속을 꼽았고 또 다른 친구 2는 산책과 이불, 나를 꼽았다. 여기서 나는 친구를 통칭하는 말일 것이다. 너무 친구들다워서 웃음이 나는 오늘, 이 몽실 거리는 마음을 내일은 더 많은 이들과 나눠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