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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율립 Nov 18. 2020

번뇌의 시기

생일이 임박하면서 친구들과 생일선물을 사주는 모임이 활성화됐다. 2개의 그룹에서 생일선물을 사주며 서로의 생일을 축하해주고는 하는데, 올해는 유독 선물을 고르기가 힘든 것이다.

 이렇게 선물 고르기가 힘들지, 생각해보니 코로나로 작년에 비해 많이 정리된 삶을 살게 되서가 아닐까. 올해 코로나는 사람을 좋아하는 나에게 강제 집콕을 선물했다. 옷장을 정리하고, 책장을 정리하고, 화장품 샘플을 정리하면서 지내는 나날이었다.

평소라면 자연스레 니트 선물을 골랐을 나지만, 니트만 담아 정리한 서랍장에는 이미 니트가 그득그득했다. 무려 20벌이 넘는 니트가 서랍장에 가득했다. 게다가 올해 새로  니트도 자리 한편을 차지하고 있었다.

다른 옷들도 마찬가지. 이제  벌을 사면  벌을 버리기로 결정한 나에게  선물은 사치였다. 만만한 핸드크림은 이미 좋은 걸로  개나 있었고, 화장품도 많아 샘플로 화장대 디톡스 . 코로나로 많이 정리되어 있다고 느꼈던  삶은 여전히 맥시멀 라이프였던 것이다.

필요한  찾아봐도 도저히 생각나지 않았다. 겨우겨우 바디크림과 장갑을 골라 카톡을 보냈다. 이제  그룹 받고  그룹이 남았다. 생일 축하는 기쁘지만, 이렇게 생일선물을 고르며 맥시멀 라이프인  삶과 마주하며 선물을 고르지 못하는 번뇌는 쌓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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