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주간이 돌아왔다. 매년 생일만 되면 생일 전후로 생일파티를 열어주겠다는 친구들의 연락과 생일선물을 사주겠다는 친구들의 연락이 오는데, 올해는 생일 주간에 코로나 2단계로 격상되어 버렸다. 미리 잡아뒀던 생일 주간 만나기로 했던 친구들에게 연락해 안부를 물었다.
내 축하는 나중이고, 친구들의 안위가 먼저라고 생각했다. 토요일인 생일 당일에는 남자 친구를 만나기로 했다. 그 주의 수, 목, 금의 약속 중에 특히 목요일 약속은 다 모이면 8시였다. 취소가 불가피했다. 한 친구가 아쉽다며 기가 막힌 아이디어를 냈다. 자취하는 내 남자 친구의 집을 빌리면 어떻겠냐고 했다. 그렇게 시작된 지극히 사적인 공간의 파티룸.
한 친구는 미리 주문한 배달 음식을 모두 수령해 올라왔고, 또 한 친구는 오빠의 지극히 사적인 공간을 파티룸으로 꾸며줬다. 오빠는 맛있는 케이크와 파티룸을 준비해줬다. 29살, 아직도 생일 파티에 미쳐있는 나이. 내년에도 생일 파티하면서 아니, 오래오래 친구들과 생일 파티하면서 깔깔거리면서 많이 웃고 케이크에 촛불을 불고, 폴라로이드를 찍으며 행복하면 좋겠다. 케이크 촛불을 불며 이 자리에 모인 모두의 행복을 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