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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율립 Jan 04. 2021

길고 긴 월요병을 지나

연차까지 붙여 쓴  연휴를 지나 2021년의 첫 출근을 하는 월요일. 모두가 예상했듯 길고  불면의 밤이 찾아왔다. 연휴 내내 일명 새벽에 자고 늦게 일어나는 '쓰레기 생활'  터라 당연했다. 오후 늦게 커피를 먹지도 않았는데 새벽 2시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겨우 눈을 비비고 일어나 출근해 선물 받은 예쁜 잔에 2021년의  커피를 내렸다.

 잔을 선물해준 사람은 글을    잔을 쓰라고 했다. 어쩐지 따듯해지는 말이었다. 평소라면 아끼다  됐을 . 회사에서는 절대 사용하지 않겠노라 다짐했을 잔이지만,  잔에 커피를 내려 마시면 그것만으로도 명상의 시간이   같았다. 오늘만 해도 그랬다. 단단한 잔이 혹여나 깨질까 마음을 졸이며 조심스럽게 커피를 내렸다. 회사에서 이렇게 애틋하게 커피를 내린  아마 처음일 것이다.

용량이 적은 잔에 커피를   가득 마시고, 2021년의 업무를 시작했다. 다행히  연휴에도 부재중은   오지 않았고, 메일함도 비어 있었다. 조금은 여유롭게 시작한 2021년의 업무. 오늘은 마음이 복잡한 일로 꽤나 마음이 소란해졌지만, 오전에 커피를  잔에 내리던 일을 떠올리며 마음의 평안을 다잡는다. 내일도  잔에 커피를 차분히 내릴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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