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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쿠나마타타 Aug 13. 2022

왜 술을 마시고 싶은지 관찰하기

마음 챙김으로 절주 하기 Day 4

4개월 단주가 아무 의미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4개월 동안 내가 왜 술을 먹고 싶어 했는지 자세히 관찰했기 때문이다. 보통은 내가 술이 먹고 싶은지는 '무드'로부터 시작되었다.

호주는 여름이 되면  세상에 천국을 옮겨놓은 거만큼 날씨가 아름답고 축제도 많다. 여름 날씨는 아무리 30도가 넘어도 습하지 않아서 불쾌하지 않다. 그리고 선선한 바람이 언제나 기분 좋게 한다. 멜버른 날씨는  지랄 지랄하는 것으로 유명해서 어제 30도가 넘었더라도 내일은 22도를 찍을 수도 있다. 그러니 매일 더운 날씨로 지치지도 않는다. 모든 사람들이 예쁘게 낼수 있는 원피스를 입고 나와서 선글라스를 쓰고 낮술을 마신다. 점심시간에 동료와 함께 점심을 먹으면서도 마시고 저녁에 친구들과도 마신다. 주말엔 어린 꼬맹이들 유모차 부대까지 합세해서 북적북적하다. 나도 거기에 껴서 전원주처럼 깔깔거리며 복식으로 으며 한잔 마시고 싶다.


나의 숨겨져 있는 욕망을 관찰한다. 나는 이런 생각으로 술을 마시고 싶었던 거구나.. 그럼 무드만 채워지면 되는 건가? 나는 혼자 책을 들고 진짜 파리만 날리는 펍 그래서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도 덜 미안한 펍에 앉아 논알코올 술을 한잔 마신다. 그런대로 기분이 괜찮다. 펍에서 나오는 인기 없는 음악(재즈)도 괜찮다. 나는 술을 마시고 싶었던 것보다 무드를 즐기러 맥주를 마신 것도 알아낸다.


단주가 무너지고 나는 한동안 계속 나를 관찰했었다. 술을 마실 때 어떤 맛이 나며 술에 천천히 취하는 기분을 온전히 느꼈고 한잔만 마셨을 때의 나의 모습도 관찰했었다.


한잔으로는 알딸딸한 기분도 나지만 약간의 두통도 있었고 더 피곤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이 기분을 넘기기 위해 한잔을 더 시켰던 것이다.


나는 나를 관찰하고 내가 왜 술을 먹고 싶어 하는지 마음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어떻게 안먹을수가 있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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