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서 우울해질 때 받아드리는 법
너무 아파서 공황장애나 우울증을 겪고 계시나요?
저에게 병은 제 인생에서 가장 정신적으로 힘들 때 찾아왔습니다. '차라리 죽고 싶다고'라고 속으로 말하는 순간, 딱 한 달 후에 이 끔찍한 병이 발병되었거든요. 이젠 이런 멍청한 소원은 농담으로라도 뱉지 않습니다.
참으로 잔인합니다. 그 원인도 알 수 없는 데다가 치료제도 없거든요. 어떤 사람은 관해기가 언제 올지 모르는 공포와 불안 속에서 몇 년을 살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운이 좋게도 아주 나쁜 단계로까지 넘어가지 않아서 장은 항상 불안하지만 어찌어찌 관해기를 지내고 있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제가 처음 앓았을 때는, 평생 집에만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너무 나도 우울했습니다. 사람들과 함께하는 저녁식사, 산책 그리고 일 등등 일상적인 것을 하나도 못 누릴 수 있겠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증상이 언제까지 오래 지속될지도 몰랐고, 병원에서는 대장암, 피부암 발병률이 일반인에 비해 10배가 넘을 수가 있다며 저에게 겁을 주기도 했거든요.
제일 힘든 건 이 모든 걸 혼자 감당해야 했을 때였던 거 같아요.
부모님은 평생 힘든 티를 내신 적도 없었고 어려움이 있었을 때 공유해야 한다는 것도 가르쳐 주지 않으셨어요. 그래서 저도 '부모님이 알아봤자 도움이 되지 않고 걱정만 하실거야'라는 마음에 혼자서 병을 감당했었고, 심지어 낮은 면역력으로 자궁에 혹이 암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말에 혼자 수술하러 가는 날에도 차가운 침대 바닥에 누워서 혼자 기도를 했던 기억이 나네요.
이런 저를 강하게 만든 건 명상입니다.
명상이 이 상황을 처음으로 받아들이게 만들었습니다.
지금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이세요.
마음공부를 모르던 저는 이 상황을 받아들이는 데만 2년이 걸렸습니다.
나의 생각이 혹시
내가 정상이 아니잖아? 장애인이 된 건가?
라는 말로 스스로 공격하고 자해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말은 진실이 아닙니다.
생각이 하는 말을 그대로 따르지 말고 지금 우리가 닥친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겁니다.
나는 완치할 수 없는 염증이 장에 있지만 약을 먹고
내 몸을 잘 관리하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
가 진실입니다. 그러니 머릿속에서 하는 가혹한 말을 듣지 마세요. 누가 나를 가장 아프게 하냐고요?
가장 가까운 사람이 가장 아프게 합니다. 그것보다 더 아픈 건 누구냐고요?
그러니 생각으로 자해하지 마시고 지금 상황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게 너무 중요합니다. 이 사실을 바뀔 수 없습니다. 그러면 여기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지 그것만 생각하세요. 더 나아지는 길밖에 없습니다.
이 글을 쓰기 직전에 신기한 일을 당했습니다.
'아픈 걸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쉬운 줄 알아? 네가 잊어버렸나 본데 내가 상기시켜주지.'
하면서 저에게 우주가 준 시련이 하나 있습니다.
며칠 전에 운동 때문에 승모근과 목 근육이 살짝 다쳤습니다. 조심하고 있었는데 우연치 않게 물을 마시면서 잘못된 동작으로 목을 꺾다가 목 전체와 어깨 전부에 심한 근육 염좌를 당한 것입니다. 어느 정도였나 면 칼로 목과 어깨를 갈기갈기 찢는 기분이었습니다. 참을성과 인내심이 많은 저였지만 앉을 때와 설 때도 고통이 너무 심해서 소리를 지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속에서 저는 명상을 했습니다. 물론 명상이 제대로 될 리는 없었지만 고통을 유심히 관찰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고통이 생겼을 때 유튜브를 보거나 우리 집 고양이가 나에게 오면 그 증상을 잠깐은 잊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유튜브를 끄고 가만히 앉아있으면 모든 신경은 느낌에 집중됩니다. 아프기 시작하는 것이지요. 여기에 눈을 감으면 시각적 정보가 차단이 되어서 더 감각에 집중이 됩니다. 고통은 배가 됩니다.
이래서 암 환자들이 병동에서 예능만 보는구나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너무 고통스러울 때는 잠깐 신경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것도 팁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답이 아닙니다. 증상이 많이 진행되었는데 미련하게 '버티면 괜찮아지겠지'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병원에 가지 않고 내버려 두면 증상은 더 심각해집니다. 이런 경우에는 그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면 지금 본인이 겪고 있는 일을 그대로 받아들이세요.
그것이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다른 블로그나 카페에서 하는 우울한 이야기는 다 접어두세요.
자신이 되고 싶은 것만 생각하고 그대로 행동하세요. 그럼 인생은 달라질 겁니다.
최근 저의 건강은 더 좋아져서 글루텐이 들어간 음식도 잘 먹고 있습니다.
잘 먹고, 잘 자고 스트레스를 덜 받으려고 노력합니다. 물론 여기에는 명상이 큰 도움을 줬습니다.
여러분도 잘 받아들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