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헤나따 Oct 22. 2021

신혼은 짧다하니

신혼은 짧다하니, 그 기록을 남겨보려 한다. 


나는 잠을 잘 못드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누워서 폰 보면 한 시간은 기본,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잠이 안와서 새벽 서너시까지 깨 있을 때도 많고. 그렇다고 딱히 밤에 능률이 오르는 올빼미형은 아니다. 그런데 결혼 후 남편이 놀라운 증언을 했다. 내가 머리만 대만 잔다는 것이다.

처음엔 믿지 않았으며 거세게 반박했다. 내가 얼마나 잠을 잘 못자는 사람인데. 잠이 안와서 맨날 뒤척이다가 겨우 자는데 무슨 소리야? 남편과 대화할 땐 왜 아무것도 아닌 일에도 바락바락 우기게 되는 걸까. 난 정말 살아오면서 우기는 거랑은 거리가 먼 사람이었는데.

아직도 내가 머리만 대만 자는 스타일이라는 것에 100퍼센트 동의는 못하지만 그래도 결혼 생활은 두명이 하는 만큼 모든 것이 상대적이니 남편보다는 잘 자는 스타일이라는 것을 인정하게 되었다. 남편이 나보다 먼저 잠든다고 생각했던 날에도 남편은 자주 깨서 결론적으로 깊은 수면상태는 내가 더 빨리 들어가는 것으로. 

잠이 안오면 몸을 이리저리 뒤척이는데 남편이 가끔 그것땜에 깰 때가 있다. 그러면 참 난감한데 나도 의도치않게 남에게 피해를 준 것 같아 너무 찝찝하다. 예전에 한 침대광고에서 침대에 누운 두 명이 번갈아가며 시소타듯이 하늘로 튕겨나가는 광고가 있었다. 우리집 메트리스는 그 정도는 아니지만 그 광고가 이제야 이해가 간다. 

아무튼 의도치않게 내가 배우자의 잠을 깨울때면, 방귀 낀 놈이 성낸다고 나는 성을 버럭 낸다. “그러니까 내가 싱글 매트리스 두개 사자 했잖아!! 어!! 내가 사자할때는 부부가 그래도 어떻게 따로 침대를 쓰냐고 머리머라 하더니!!!” 니탓내탓 안 하던 나인데, 남편과 대화할 땐 왜 이렇게 사소한 것도 니탓을 짚고 넘어가려고 하는 걸까. 일단 매트리스는 산 거니 오래오래 잘 써보고, 다음번엔 내가 돈 많이 벌어서 싱글 두개 따로따로 매트리스 돼있는거 사주기로 결심해본다. 우기는 것도, 시시비비 가리는 것도 자제해보자고 결심해본다 

이전 11화 결혼이라는 지독한 팀플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