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라는 약자의 언어

by 헤나따

포어를 한국에서 전공까지 하고 브라질에서 1년 연수도 했지만, 그것도 벌써 4년 전. 게다가 브라질식 포어와 포르투갈식 포어의 갭은 꽤 컸다. "밥 먹었어?"를 처음엔 못 알아들을 정도였다. 차라리 대학원 수업은 전문적 내용이고 미리 책도 읽어 가고 햐서 알아듣기가 그나마 수월한데, 같이 사는 주인 아줌마 아저씨의 말은 왜 이렇게 알아듣기 어려운지.



어설픈 외국어로 살아남으려다 보니 느는 것은 눈치와 미소. 혹시 서툰 외국어 실력 때문에 의도치않게 불쾌감을 주거나 예의 없이 보이는 오해를 사진 않을까 싶어 항상 가식적인 미소를 장착한다. 엘리베이터에서도, 물건을 계산할 때도, 냅킨 좀 더 달라고 부탁할 때도, 항상 미소 활짝.



그런데 사실 포르투갈인들은 미소와 친한 국민들은 아니다. 개인차는 있지만, 한국인에게 유럽인하면, 특히 남유럽인이라하면 잘 웃고 쾌할하고 친절할 거라는 환상이있지만 이웃나라 스페인이나 이탈리아인들보다 훨씬 진지하고 웃음도 별로 없다. 우리나라는 서비스 정신을 너무 요구해서 사회문제까지 있지만, 포르투갈에서는 서운할 정도로 서비스직 직원들이 무뚝뚝한 경우가 많다. 그런 포르투갈인들을 대하다 보면 양볼에 경련이 날 정도로 미소를 짓고 있는 내가 때로는 허탈해진다.



맛은 있지만 주인이 불친절하기로 유명한 식당에 세번째쯤 들렀을 때, 아저씨가 나를 기억했는지 그제서야 장난도 치고 웃음을 보이신다. 무뚝뚝한 포르투갈인이 비로소 내게 미소를 보였을 때, 그때의 행복을 어찌 잊으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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