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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zy canvas Sep 28. 2020

한여름 텃밭의 선물 - 캐모마일 리스

텃밭에 핀 꽃들로 만드는 로맨틱한 소품  

여름의 텃밭은 바쁘고, 싱그럽고, 풍성하다. 그리고 로맨틱하다. 

봄에 부지런히 심었던 작물들이 어느새 자라고 그 사이사이 봄과 여름 사이 개화하는 꽃들이 피어 있다. 여름은 파종하는 계절인 동시에 수확하는 계절이기도 하다. 

내가 여름 텃밭을 좋아하는 이유는 수확이 시작되는 시기여서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텃밭에서 자라는 식물들로 꽃다발을 만든다거나 집안을 꾸미는 다양한 소품을 많이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것들로 인해서 나와 우리 집이 좀 더 사랑스러워지는 느낌. 예전에는 상추, 토마토, 깻잎밖에 없는 텃밭이었지만 작년부터 더 다양한 작물과 꽃과 허브도 함께 심기 시작했다. 초록만 무성하던 텃밭이 여름에는 자신의 시간에 딱 맞게 핀 갖가지 꽃들과 허브가 아름다움과 향기를 자랑하기 시작한다. 

풍성히 자라는 캐모마일을 한 다발 꺾어 왔다. 캐모마일은 잔잔하고 달콤한 향을 낸다. 꽃이 한창일 때라 캐모마일만으로도 충분히 리스를 만들 수 있지만 여기에 약간의 색을 더해 포인트를 주기로 한다. 그래서 선택한 꽃은 샐비어. 보라색 꽃이 피는 숙근초로 노지에서도 뿌리로 꿋꿋이 겨울을 내고 봄이 되어 꽃을 피워 주었다. 여기에 쌈채소를 심은 곳에서 벌써 노란색의 꽃을 피운 청경채 꽃을 더해 준다. 제때에 수확하지 못해 꽃대까지 올렸지만 노란색으로 핀 꽃에 벌과 나비가 많이 날아다니는 모습이 예뻐 정리하지 않고 그냥 놔두었던 쌈채소이다. 여기서 느끼는 소소한 즐거움! 내 텃밭이기 때문에 내 마음대로 수확하고 정리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것. 

이렇게 모은 캐모마일 한 다발, 샐비어, 청경채 꽃으로 리스를 만들기 시작했다. 리스로 만든 후에 꽃이 시들더라도 텃밭에 그대로 버릴 수 있도록 리스 틀을 따로 사용하지 않고 길게 자른 캐모마일 줄기로 둥글게 리스 틀을 만들어 갔다. 마끈으로 만들어 모양을 고정한 후 사이사이에 포인트로 보라색과 노란색의 꽃을 넣어 주었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근사한 리스가 만들어졌다. 

화려하지 않고 소박한데 예쁘고, 거기에 은은한 향기까지 나는 리스를 만들고 나니 텃밭 가꾸기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작은 텃밭이 나에게 주는 여름의 선물 같다고 할까.

물론, 생화로 만들었던 것이기 때문에 오래가지는 않았지만 지금도 그 리스를 잊을 수 없다. 내년 봄에는 다시 한쪽에 캐모마일을 잔뜩 심어 두어야겠다. 


캐모마일 리스 만드는 법

재료 : 텃밭에서 꽃이 핀 작물들(리스의 틀이 되는 메인 재료는 줄기를 길게 잘라 수확한다).  노끈(마끈)


1. 캐모마일을 줄기가 길게 자른다. 메인 재료인 만큼 양은 넉넉하게 준비한다. 

2. 캐모마일 줄기 일부를 가져와 윗부분을 묶은 후 머리를 땋듯이 엮여 나간다. 

3. 엮을 때에 중간중간 나머지 캐모마일을 끼어 넣어 함께 엮어 준다. 

4. 모두 엮었다면 캐모마일의 처음과 끝부분을 연결하여 묶어 주고 틀을 동그랗게 다듬어 준다.

5. 캐모마일로 만든 리스 틀에 다른 재료들을 중간중간 끼어 넣어 준다. 포인트 식물의 줄기들을 리스에 끼어 가며 마무리하면 글루건이나 다른 재료 없이도 충분히 리스를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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