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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zy canvas Oct 04. 2020

삽목, 네가 있어서 참 다행이야.

파종은 가끔, 나를 너무 기다리게 하거든

지난 태풍으로 방울토마토 줄기가 댕강 부러져버렸다. 위에 꽃도 많이 열렸기 때문에 조금만 더 있으면 붉은색의 방울토마토를 수확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하지만 생각만큼 많이 속상하지는 않았다. 방울토마토(토마토도 마찬가지)는 잘린 부위에서 새로 뿌리를 내려는 성질이 강하기 때문에 부러진 줄기를 땅에 다시 심어 두면 새로 자란 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비바람으로 인해 줄기가 애지중지 키우던 줄기가 부러졌을 때, 혹은 다 죽어가는 식물의 줄기 중 아직 살아 있는 일부의 줄기라도 살려 보고 싶을 때, 아니면 씨앗을 심어서 키우는 파종보다는 조금 더 빨리 식물을 번식시켜 키우고 싶은 때 가장 좋은 방법 - 바로 삽목이다.

삽목은 꺽꽂이라고도 불리며 번식시키려고 하는 식물의 줄기나 가지, 뿌리, 잎 등을 잘라 흙이나 물에 꽂아 두고 뿌리를 내게 하여 독립된 개체를 만들어 내는 것을 말한다. 흙에 꽂아 두면 흙 꽂이, 물에 꽂아 두면 물꽂이가 되는 것이다. 식물은 동물과는 달리 모든 세포에서 개체를 만들어 내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삽목의 장점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 하나는 모체가 되는 식물의 특성을 그대로 이어받는 데 있다. 씨앗을 파종해서 번식시킨 때에는 모체와 성질이 다른 개체가 나올 확률이 높은데 비해 삽목으로 번식한 개체는 모체와 동일한 특성을 갖는다. 또 하나는 씨앗을 맺지 않거나 씨앗을 얻기 어려운 식물들을 번식시키고 성장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로즈메리처럼 꽃이 피는데 3년이 걸리는 식물의 경우 씨앗으로부터 키울 때에는 3년을 기다려야 꽃을 볼 수 있지만 2년생 모체의 줄기를 꺾어 삽목을 한다면 바로 이듬해에 꽃을 볼 수 있다.  



삽목 하는 방법


삽수 만들기 - 모체 식물에서 튼튼한 줄기를 7~10cm 정도 잘라낸다/ 잎이 두 마디 이상 달린 줄기나 가지어야 한다.

잎 정리 하기 - 잘라낸 줄기에서 맨 위의 잎 1~2쌍 만을 남기고 아래쪽에 달린 잎들은 모두 떼어 준다. 뿌리가 없는 상태인데 잎이 많이 달려 있으면 삽수가 흡수한 영양분을 뿌리를 내는 데 사용하지 않고 잎을 유지하는 데 사용하기 때문이다.

흙에 꽂아 둔다. 허브류의 경우는 물을 담은 병에 꽂아 두어도 된다(일명 물꽂이).  삽수를 바로 흙에 찔러 넣으면 식물의 절단부가 훼손될 수 있으므로 미리 삽수를 꽂을 부분을 젓가락이나 송곳 등으로 구멍을 만들어 삽수가 들어갈 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

 

뿌리를 내리는 기간은 식물마다 천차만별이다. 삽목으로 번식이 잘되는 허브류의 경우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2주 정도면 뿌리가 나온다. 심지어 애플민트는 3일 만에 뿌리가 나왔다. 최근 삽목 했던 무화과는 거의 5개월 만에 뿌리가 나오기도 하였다. 흙에 심은 경우 비록 뿌리는 볼 수 없지만 식물이 시들지 않고 새잎을 내고 있다면 뿌리를 잘 내리는 중이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ABOUT 삽목

삽목 용어 정리

 영양 생식 : 영양 기관( 가지 , 잎 등)으로 번식

숙지 삽 : 전년도 묵은 가지로 삽목 하는 것

녹지 삽 : 봄에 새로 난 가지로 삽목 하는 것


삽목 시기와 발근 기간

봄과 장마철에 집중적으로 하긴 하지만 실내에서라면 온도와 습도가 맞을 경우 연중 하기도 한다.

종에 따라 뿌리가 나오는 기간이 상이하다.

허브류나 개나리 등은 삽목이 매우 잘 되는 식물이며 유칼립투스나 올리브와 같은 식물은 삽목이 잘 되지 않는다(삽목 하기 전 자신이 삽목 하려는 식물이 삽목이 잘되는 종인지 아닌지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삽목에 관한 딜라이트의 이야기( 블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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