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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zy canvas Oct 05. 2020

바질, 토마토의 페이스 메이커

방울토마토를 키우면서 노지에서 함께 키우기 시작한 바질. 바질은 허브의 한 종류로 바질의 잎은 향신료로 많이 사용된다. 허브는 보통 모종으로 많이 시작을 하지만 바질만큼은 대부분 씨앗으로 시작을 많이 한다. 일단 발아가 잘되고, 해가 드는 따뜻한 곳이면 무난하게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은 봄에 씨앗을 뿌려 서리가 내릴 때쯤 정리하여 1년생으로 키우는 바질인데 한겨울에도 따뜻하고 햇빛을 많이 받을 수 있는 곳에서 키운다면 다년생처럼 키울 수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줄기 아랫부분부터 *목질화가 되기 때문에 바질을 나무처럼 키울 수도 있다.


화분에서 많이 키우기는 하지만 나는 매년 텃밭에서 토마토와 함께 키우고 있다. 토마토(방울토마토) 사이사이에 싹이 난 바질도 한 포기씩 심어 준다. 생태텃밭에서 말하는 동반 식물의 바이블인 이 둘의 관계. 원래 토마토와 바질은 궁합이 좋은 식물이다. 음식의 맛도 물론 그렇지만 성장하는 과정에서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존재이다. 상대적으로 키가 큰 토마토는 바질에게 그늘을 제공 해 주어 바질 잎이 연하게 자랄 수 있게 도와준다. 그리고 바질은 땅속에 수분을 흡수하여 토마토의 **열과 증상을 막아준다.  


또한 바질은 벌과 같은 익충을 유인하는 작물이다. 한창 바질 꽃이 피는 시기 밭에 가 보면 하얀 바질 꽃 주변에 벌들이 붕붕거리며 날아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런 곤충들은 식물에 피해를 주는 해충, 진딧물 등을 잡아먹는다. 뿐만 아니라 꽃과 꽃을 돌아다니며 수분을 해 주기 때문에 주변에 있는 작물이 열매를 잘 맺게 도와준다. 토마토는 원래 풍매화이기 때문에 바람에 의해 수분이 되기는 하지만 바람이 닿지 못하는 곳곳에 이 벌들이 꽃가루를 전달 해 주어 수분이 잘 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토마토가 성장하는 시기 동안 그 옆에서 페이스 메이커 역할을 해 주는 바질이지만 바질 자체로 만도 여러 가지 효용이 많다. 이탈리아나 중국, 동남아시아에서는 바질을 요리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잎 자체를 요리 중 풍미를 더하기 위한 향신료 대용으로 넣기도 하고 오일, 견과류와 함께 갈아서 페이스트를 만들기도 한다. 바질 차도 빼놓을 수 없다. 잎 한 장을 따서 물에 씻어 준 후 마실 물에 넣어 주면 순식간에 바질 차 완성. 특유의 상쾌한 향과 화한 맛으로 깔끔한 맛을 느끼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좋아할 만한 바질 차이다. 찬물에 잎을 넣어도 충분히 그 맛이 우러난다.


내가 즐겨 먹는 방법은 한 여름 바질 잎을 따서 얼음 트레이에 들어갈 정도로 잘라 준 후 물과 함께 얼리는 것이다. 그 후 물을 마시거나 에이드를 마실 때마다 바질 얼음을 두세 개 넣어 주면 시원하고 상큼한 바질의 맛을 쉽게 누릴 수 있다. 발아시키기도 쉽고, 키우기도 까다롭지 않으며 자라는 동안에는 토마토의 동반 식물로, 그리고 잎은 식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바질, 씨앗의 수확도 어렵지 않아서 채종 후 굉장히 많은 씨앗을 확보할 수 있다. 텃밭의 로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바질을 키워보길 바란다.

 


ABOUT 바질.

바질은 꿀풀과의 식물로 야외에서 키우면 1년생(서리 맞고 바로 죽는다), 실내에서는 다년생으로 키울 수 있다. 

고온성 작물로 15~30도의 온도에서 잘 자라며 기온이 15도 아래로 떨어지면 생육이 왕성하지 않아 잎을 많이 수확할 수 없다. 

물을 좋아하는 식물로 수경 재배도 가능하다. 단 지나친 과습은 모든 식물에게 좋지 않다. (바질을 심을 화분의 겉 흙이 마른 것을 확인한 후 물을 듬뿍 주는 주는 것이 좋다)

뿌리가 굉장히 발달하는 식물로 화분의 크기가 클수록 잎도, 키도 크게 자란다. 참고로 똑같은 씨앗을 재작년에는 작은 화분에 심어 엄지손가락 한마디만 한 잎을 수확했는데 작년에는 노지에 심아 손가락 만한 잎을 수확했다. 

식물이 자랄수록 아랫부분이 목질화(나무처럼 되며 갈색으로 변함)되는데 이것은 병해충이 아니라 튼튼한 개체로 자라 가는 과정이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함께 심으면 좋은 식물 : 토마토 



*목질화 : 초록색의 줄기가 갈색으로 변하며 나무처럼 변하는 현상. 시드는 것이 아니니 안심해도 된다.

**열과 증상: 한동안 고온, 건조한 날이 계속되다가 비기 오게 되면 수분 과다로 인해 과육이 터지는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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