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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zy canvas Oct 08. 2020

텃밭을 더욱 로맨틱하게 만드는 알리숨

텃밭을 가꾸면서 덩그러니 먹거리 작물만 키우기보다 다양한 식물들을 심어 보고 싶었다. 꽃이나 허브 등 말이다. 물론 당장 먹을 수 있는 것들이 아니기 때문에 가뜩이나 좁고 작은 텃밭(이라고 불리기도 민망한)에 뭘 그런 걸 심느냐고 주위에서 말했지만. 다행히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나만의 구역이었기 때문에 결국 새로운 식물들을 심기 시작했다. 토마토 옆에 바질, 그 앞에 알리숨.

알리숨은 멀리서 볼 때 눈에 띄는 식물이 아니다. 일단 키가 작기 때문에 가까이 가서 보아야 그 존재를 알 수 있다. 물론 텃밭이 아니라 실내 화분에서 키운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알리숨을 텃밭에 심으려고 한 이유는 전적으로 '향기'때문이었다. 좋은 향이 나는 꽃이라고 하여 심은 것이다. 좋은 향기는 벌과 다른 곤충들을 많이 불러들이니까. 생태 텃밭에서 익충을 불러들이는 식물은 무조건 환영이다. 그들은 텃밭의 생태계를 더욱 건강하고 견고하게 만들어 줄 테니까. 텃밭에 익충이 많으면 여러모로 좋다. 우선은 해충을 잡아먹기 때문에 해충에 의한 식물 피해를 줄일 수 있다. 그리고 이 꽃 저 꽃을 돌아다니며 수분을 해 주기 때문에 하나하나 수정을 해 주려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텃밭에서 죽은 이런 곤충들은 토양에 환원되어 토양을 기름지게 하며 식물들에게도 영양을 공급하게 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심었던 알리숨. 과연 그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었을까.


초봄쯤 심었던 알리숨은 여름이 시작되기 전 하나 둘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작은 꽃 무더기여서 더 사랑스러웠다. 여러 꽃송이가 뭉쳐 하나의 공 모양처럼 보이는데 그 한 무더기의 크기가 엄지손톱만 하다. 꽃색은 흰색, 분홍색, 보라색 등의 다양한 색상이 있다.


스위트 알리숨은 이름에서도 볼 수 있듯이 벌레를 유인하는 달콤한 향을 가지고 있다. 꽃 자체가 작기 때문에 향기를 멀리까지 날리지는 못하지만 코를 가져다 대면 왜 이름이 스위트 알리숨이라고 하는지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텃밭에 심은 알리숨은 향기로 곤충을 유인하기도 하지만 이 뿐 아니라 딱정벌레나 익충들의 서식처가 되어 주기도 하고 그들을 위한 꽃가루 공급원이 되어준다. 키가 작기 때문에 생태 텃밭에서 지피 식물로 심기도 한다. 꽃 카펫처럼 자라기 때문에 살아있는 지피 식물이 될 수 있다.

 또한 꽃의 개화 기간이 길어서 스위트 알리숨의 사랑스러움을 오래오래 감상할 수 있다. 6월부터 10월까지 끊임없이 꽃들이 피고 지고를 반복하는데 장마철의 경우 약 1/3만큼 가지 정리를 하여 통풍 관리를 해 주면, 시들은 꽃대를 제거해주면 다시 새로운 꽃대가 올라오는 것을 볼 수 있다.


ABOUT. 알리숨

로부라리아 속 십자화과 일 년 초 혹은 다년초 (따뜻한 곳에서)

원산지 : 지중해 크레타섬

햇빛 : 반양지 - 반그늘

분홍, 노랑, 오렌지, 보라, 흰색 등 다양한 꽃색이 있다.

발아온도 : 21도~25도

재배 적온 : 10~15도

광발아 씨앗

내한성 : 0도 이상(서리에 약함)

장마철 원활한 통풍을 위해 1/3을 남겨두고 가지치기를 해 주는 것이 좋다.

정원에 식재하면 매년 자연 발아하여 자란다.

벌, 나비와 같은 수분 곤충을 끌어들이는 식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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