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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zy canvas Oct 10. 2020

원추리, 봄에만 먹을 수 있는 잎

예전에 살던 집에는 담 너머에 원추리가 한가득 피어 있었다. 원추리 꽃은 늦봄부터 늦여름까지 상당히 오래 핀다. 꽃송이 한송이가 오래가는 것이 아니라 꽃 한 송이가 피었다 지면 다른 곳에서 새로운 꽃이 올라오는 식이다. 꽃 한 송이가 피는 시간은 오후 무렵부터 다음날 오전까지 하여 채 하루가 되지 않는다. 사실 원추리 꽃이 한창인 여름을 제외한 다른 계절에는 이 원추리들이 그냥 풀처럼 보인다. 해마다 주황색의 원추리 꽃이 피었는데  이 원추리들은 점점 자신들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었다. 심지어 텃밭 영역까지 뿌리를 내릴 정도였다.

이 무성한 원추리들은 초 봄에 미리 솎아줄 겸 어린잎을 잘라내 무침을 해 먹으면 좋다. 이미 뿌리를 잘 내렸다면 봄에 열심히 솎아 주어도 다시 풍성하게 잎을 낼 테니 아까워할 필요가 없다.



원추리 어린순 요리하기

원추리에는 *콜히친이라는 독성 성분이 있다. 그래서 3~4월에 나는 어린 순만 식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데 어린 순을 먹을 때에도 얼마간 물에 담가 두어 이 독성분을 제거해 준 뒤 먹어야 한다. 다행히도 이 콜히친이라는 독은 수용성이기 때문에 물에 담가 두면 독이 빠져나간다. 그렇지 않으면 60도 이상으로 가열 시 독성이 완전히 파괴된다.

물에서 독을 빼낸 원추리는 끓는 물에서 약 2~3분 데쳐 준다. 이때 소금을 약간 넣어주면 색을 더욱 선명하게 할 수 있다.

데쳐낸 원추리를 물에 헹구어 준 뒤 양념장에 버무리면 새콤 달콤 원추리 무침 간단하게 완성.


원추리의 순은 약간 단맛이 난다. 식감도 미역 줄거리와 고구마 순 느낌이 든다. 오독오독 씹는 맛을 느낄 수 있는 별미. 오직 3월에서 4월 초봄까지만 자연이 내어주는 반찬거리이다. 이 시기가 지나면 독성이 강해져 더 이상 식용으로는 사용하지 못하고 곧 피어날 꽃들만 감상할 수 있다.

봄에는 특별한 먹거리를, 여름에는 시원시원한 꽃들을 보여주는 사랑스러운 꽃 원추리.

옛날 사람들은 이 아름다운 꽃이 모든 근심과 걱정을 잊게 해 준다고 해서 '망우초'라고 부르기도 했단다. 또 뿌리는 아들을 낳게 해 준다는 영험함을 지니고 있어서 득남초, 생남초라고도 불리던 식물이다. 우리 주변에서 익숙하게 존재하지만 특별한 희망을 주는 식물이었나 보다.


원추리 정보

백합과 다년생

동아시아에 약 20~30종이 분포 / 우리나라에서는 약 8종이 자생

6~7월 경 긴 꽃줄기가 나와 백합과 비슷한 꽃을 피운다.

꽃 색은 주황색과 노란색.

어린순은 나물로 이용한다.

건조에 강하고 바람, 분진, 매연 등 내 공해성이 강해 도로 조경용으로 많이 사용된다.

거의 병충해가 없지만 습한 환경에서 키울 경우 **그을음 병이 올 수 있다.

토양을 가리는 편이 아니지만 물 빠짐이 좋은 토양이 좋다.

노지 월동이 가능하며 주로 포기 나누기로 번식을 한다.


*콜히친 성분을 제대로 제거하지 않고 섭취하게 되면 발열, 두통, 구토, 설사, 신부전등을 일으킬 수 있다.

***그을음 병 : 꽃 봉오리에 붙어서 수액을 섭취하는 진딧물의 배설물 때문에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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