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ozy canvas Oct 24. 2020

봄 텃밭 준비하기 2

나만의 텃밭 계획 세우기

이듬해 봄을 위해 겨울에 해야 할 일중에 하나는 파종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무엇을 심을지, 어디에 심을지, 그리고 그것들을 언제 심을지 말이다. 손바닥만한 작은 텃밭이어도 이것 저것 심고 싶다면 계획은 필수이다. 작물마다 파종시기가 조금씩 달라서 파종 예정일, 모종을 정식으로 옮겨 심을 날짜 등을 미리 정리 해 두면 좋다. 또한 연작장해라는것이 있어서 이전에 가지과 식물(토마토, 가지 등)을 심었던 자리에 동일한 식물을 심으면 병충해를 입기 쉽고 잘 자라지 않기 때문에 어디에 심는지 역시 고심해봐야 한다. 앞에는 키가 작은 작물들을 심고 뒤에는 옥수수나 해바라기처럼 키가 큰 식물을 심는것 처럼 한 두둑 안에서의 위치도 생각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을 심을지 정하는 것이다.


1. 무엇을 심을까

첫 해애는 무조건 심고 싶은 것들, 가지고 있는 씨앗들을 되도록 많이 심었다. 잘 자라면 좋고 아니면 어쩔수 없다는 식이었다. 그렇게 심었어도 나름의 수확은 있었다. 올해에는 가지고 있는 씨앗중에서 일부만 심어 주었다. 한해 한해 텃밭을 가꾸다보니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식물은 심고도 별로 마음이 가지 않는지를 명확히 할 수 있고 자신의 텃밭에 어떤 작물들이 적당한지 알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서 우리집의 텃밭은 깊이가 깊지 않고 돌이 많기 때문에 무나 당근같이 뿌리 채소들을 잘 키우지 않는다. 또한 가지는 그 식감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텃밭에 심지 않는다. 첫해에 심었던 치커리, 겨자류는 올해 심지 않았다. 수확해서 제대로 먹지도 않기 때문이다. 첫해에는 내가 좋아하지 않는 식물도 일단 키워서 지인들에게 나눠 주기도 했는데 올해는 되도록 내가 좋아하는 것들만 심어 주었다. 수확량이 많아지면 지인들에게 선물도 하고 남은 것들은 내가 소비 할 수있기 때문이다.


작년에는 두둑이 3개였고 집 뒤에 비탈도 이용할 수 있었지만 올해 이사온 곳은 그야말로 세걸음이면 끝나는 텃밭에 무언가를 심을 수 있는 두둑은 두개 뿐이다. 그나마 한 두둑은 오전에만 해가 들어 온다. 작은 텃밭에 많은 것을 심고 싶기 때문에 더 계획이 필요한 것이다.



예시) 딜라이트's 텃밭(2021 계획)


먹거리 채소

상추류 3종 ~5종

토마토 2~3종

방울토마토 1~2종

오이

단호박

초당옥수수

깻잎(자연 발아 할 것 같음)

 

해바라기

알리숨

양귀비

수레국화


허브

페퍼민트

기타 씨앗 가지고 있는 허브들


기타

수세미

딸기(지피식물)

크림슨클로버(지피식물& 봄-여름 사이 질소 고정)

콩(여름 - 가을 사이 질소 고정)


다년생&노지 월동/올해 심어서 안심어도 되는 것

레몬밤 (노지월동)

애플민트 (노지 월동)

아스파라거스(노지 월동)


2. 어디에 심을까

같은 텃밭이어도 어디는 해를 많이 받고 어디는 해를 적게 받으며 어느쪽은 물빠짐이 좋고 나쁜지를 알면 좋다. 우리집의 텃밭은 두둑이 2개로 모두 담쪽에 서로 다른 방향으로 붙어 있으며 두둑 1은 담 남쪽에 있어 해를 많이 받고 물빠짐이 좋은 곳이다. 두둑 2는 담 동쪽에 있어  아침해를 제일 먼저 받으면서 오후에는 담 그림자로 인해 그늘이 지는 곳이다. 그래서 이곳에는 고추, 토마토, 해바라기와 같이 햇빛을 많이 요구하는 식물을 심기 힘들다.


두둑의 위치

해를 많이 받는 곳에는 허브 중에서는 로즈마리와 라벤더 작물로는 해바라기, 토마토, 고추, 가지, 오이, 꺳잎과 같이 빛의 요구량이 많으면서 직광도 견딜 수 있는 식물들을 키운다. 로즈마리와 라벤더를 제외하고는 모두 키가 큰 작물들이기 때문에 아래쪽에는 흙을 덮어 줄 수 있는 지피식물을 키워 준다.


해가 하루 중 일부만 들어 오는 곳의 경우는 쌈채소와 민트류, 수국 등 강한 빛에는 잎이 탈 수 있는 식물들을 키워 준다. 올해 이런곳에 해바라기, 바질, 깻잎을 일부 대조군으로 심어 주었는데 확실히 양지에서 키우는 것 만큼 잘 자라지는 않았다. 자라긴 하지만 억지로 '하, 심었으니 자라준다' 하는 느낌.


작물의 높이

두둑의 위치 만큼이나 작물의 위치도 중요하다. 토마토와 같이 키가 큰 식물을 앞에 심어 놓으면 뒤에 심은 작물(혹은 안쪽)에 햇빛을 가리고 뒤에 있는 식물의 열매를 수확 하기에도 불편하다. 자신이 키울 식물의 대략적인 높이를 파악 한 뒤 키가 큰 식물은 뒤(혹은 안쪽)에, 키가 작은 식물은 앞이(혹은 가장자리에) 심어 주는 것이 좋다.


3. 언제 심을까

대부분의 작물은 봄(4월~5월) 심지만 무와 배추같은 작물은 김장 채소로 가을에 심기도 한다. 또한 이어 짓기라고 해서 고구마 - 깻잎 - 마늘순서로 같은 두둑에 계절별로 돌아가며 심기도 한다. 실제로 지금 동네 어르신들은 꺳잎을 심었던 밭을 정리 하시고 마늘을 심고 계신다. 


겨울을 다른 계절에 비해 텃밭에서 보내는 시간이 얼마 없기 때문에 지루 할 수 있지만 이런 계획들을 하다보면 다가오는 봄이 더 설레고 기다려지지 않을까?

매거진의 이전글 봄 텃밭 준비하기 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