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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zy canvas Oct 23. 2020

봄 텃밭 준비하기 1

흙에 영양분 넣어 두기 & 흙 멀칭 해 두기

부모님과 함께 살던 집에는 작은 텃밭이 있었다. 부모님이 소소하게 작물을 키우셨는데 그때 당시만 하더라도 텃밭에 관심이 없었기에 그곳에서 뭐가 자라는지도 잘 몰랐다. 내 기억에 그곳은 여느 텃밭과 같이 봄에 이것저것을 심고, 여름에 잡초와 전쟁을 하며 여름에서 가을 사이 수확하는 기쁨을 잠시 누린 뒤 겨울에는 방치하는 텃밭이었다. 

겨울에 드러난 맨 흙은 점점 딱딱해졌고 거름기라고는 전혀 없어 보이는 그런 밭이었다. 이런 밭을 생태 텃밭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을 때 했던 일이 있다. 텃밭에 수확하지 않고 남은 식물 잘라서 흙에 넣어주기, 바로 두둑 만들기, 멀칭 해주기였다. 



봄을 위해 겨울 텃밭에서 해야 하는 일 

1. 양분을 넣어 둔다. 

생태 텃밭 서적에서는 신문지를 깔고, 지난해 텃밭을 가꾸면서 만든 퇴비를 넣어 주고 이것저것 하라는 단계가 있었지만 나는 만들어 둔 퇴비도 없었기 때문에 겨울에 수확하지 않고 방치했던 배추들과 , 주위에 잘린 나뭇가지 등을 넣어 주고 화목난로에서 나온 연탄 재를 흙과 섞어 주었다. 


참고로 생태 텃밭 서적에서 만든 흙 만드는 순서를 언급해두기로 한다. 

봄을 위한 텃밭 흙 만들기(유기물을 쌓아 텃밭을 만드는 방법)

텃밭 틀을 만든다. 

맨 아래에 신문지를 대여섯 겹 깔아준다.  - 그동안 텃밭에서 자랐던 여러해살이 풀씨가 올라오지 못하도록 함

유기물 1 추가. 덤불이나 잔가지 등 굵은 재료를 넣어 준다.  - 분해가 되어 흙에 양분이 된다. 

유기물 2 추가. 굵은 재료 위로 짚이나 낙엽 등을 분해와 발효가 잘 일어날 높이 까지 쌓아 준다. (보통 90cm 정도)

맨 위에 흙과 퇴비를 얹어 준다. 흙 안에 어떤 유기물을 채울지는 각자의 조건에 따라 다를 수 있다. 


2. 멀칭을 한다. 

한겨울의 텃밭에 집이나 마른풀로 멀칭을 해주기만 해도 맨흙이 드러나지 않다 토양이 마르지 않으며 위에 깔아준 유기물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분해가 되어 그대로 토양의 영양분이 된다. 겨울 동안 흙을 두껍게 멀칭해 두면 봄에 원하지 않는 풀씨가 싹 틔우는 것을 방지할 수도 있다. (이를 위해 많은 사람들이 비닐 멀칭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거기서 나오는 비닐 쓰레기의 양은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비닐 대신 마른풀들을 이용해 멀칭을 해 줄 수 있다. ) 또한 흙 위에 이런 멀칭 재료들은 여러 곤충들이 겨울을 무사히 나게 하는 월동처가 되기도 한다. 보통은 멀칭 재료로 짚이나 왕겨를 많이 사용한다. 이 역시 개인마다 다르게 적용할 수 있다. 아무것도 없었던 나는 신문지 몇 장을 덮어 주었고 그 위에 여름 동안 무성히 자랐던 잡초를 베어내 한쪽에 두었던 것들이 가을-겨울 사이에 자연스레 말라 있었기 때문에 그것들을 긁어 모아 올려 주었다. 


빈약하지만 나름 멀칭을 해 주었던 첫해의 텃밭


만일 지난해 텃밭을 가꾸면서 퇴비를 열심히 만들어 두었다면 조금 더 영양분이 풍부한 텃밭이 되었겠지만 첫해에는 이 정도로도 만족했다. 겨울 동안 (한때 잡초였던) 건초들로 흙을 덮어 주니 흙이 희뿌옇고 딱딱하게 말라가 지도 않았다. 겨울 동안 흙을 덮어주는 것만으로도 봄 텃밭을 위한 준비를 어느 정도 마쳤다고 볼 수 있다. 1년의 텃밭 계획은 봄이 아니라 겨울에 시작하라는 말이 있다. 텃밭에 흙 멀칭 하기를 시작으로 이듬해 계획을 조금씩 세워 나가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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