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성공을 위해서 무언가를 계획하고 행동으로 옮긴다. 하지만 대다수는 얼마 가지 못하고 중간에 포기하고 만다. 그리고 다시 심기일전하여 목표를 세우지만 또 그만둔다. 반복의 반복의 반복이다.
그렇게 빛도 못 보고 버려진 우리들의 아름다운 꿈과 희망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처음 시작할 때는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막상 하면 왜 이렇게 진득하니 버티질 못하는 건지 환장할 노릇이다.
심리학자 안젤라 리 덕워스(Angela Lee Duckworth)는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인내하는 '근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 'Grit(그릿)'이라고 표현하는데, 우리 주변에서 성공을 쟁취하거나 원하는 바를 이루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이 '그릿'이란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잘 나가는 사업가, 기량이 뛰어난 운동선수, 실력 좋은 전문직 종사자, 연예인보다 더 유명한 유튜버 등 우리 주변에는 소위 '성공했다'라고 볼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들은 그들을 보며 머리가 좋을 것이다, 든든한 배경이 있었을 것이다, 타고난 재능이 있어서 그런 것이다 등 여러 이유를 찾아 말한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의 인터뷰를 듣다 보면 막상 그렇지도 않다. 오히려 누군가는 심한 신체적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기도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지지리도 가난한 환경에서 자랐다. 심지어 사기와 배신까지 당해 인생 나락까지 떨어졌던 사람도 있었다.
본인이 속한 업계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그들은 '힘든 상황이 와도 묵묵히 버텼다.'라고 말한다. 안젤라가 말한 '근성(Grit)'에 해당한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기필코 이루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자신을 다독이며 목표점까지 걸어갔다. 남 신경 쓰지 않고 묵묵히 걸어가니 어느새 성공이란 정상에 오른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그들은 말한다.
나도 처음에는 무언가를 이룬 사람들에겐 뾰족한 묘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남들이 모르는 기발한 아이디어나 특별한 재능 혹은 기술이 있었기에 앞서가는 것이라고 보았던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성인이 되고 사회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보니 이 생각이 '틀린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최근에 해군 특수전전단 'UDT'에 대한 유튜브 콘텐츠가 붐이었다. 특정 유튜버가 UDT에 대한 언급을 한 이후로 사람들의 관심은 가히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군 보안상 대중에게 많은 노출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특수부대는 일반 사람들에게 신비로운 존재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베일에 싸인 특수부대의 훈련 방식이나 선발 기준, 전직 요원들의 재미있는 썰 등이 공개되니 콘텐츠'력'은 실로 엄청났다. 주변에서도 UDT, 707부대, HID부대 등 다양한 군부대가 이야기의 주 소재거리였다. 나 역시도 관심이 생겨 여러 영상들을 살펴보았다. 정말 신기했고 그 힘든 훈련을 버틴 전직 요원들이 너무나도 멋져 보였다.
여러 영상들을 보니까 등장하는 사람들 사이에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어마어마한 '근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보통 위험한 임무가 많은 특수부대 특성상 '신체적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이왕 모든 조건이 같다면 몸이 강한 사람이 더 잘 적응할 것이다.
하지만 가장 우선시 되는 능력이 앞서 말한 근성이다. 여기서 말하는 근성은 '정신적 지구력'이다. 실제로 UDT는 지옥주나 생식주와 같은 교육 동안 훈련생을 속된 말로 '굴린다.' 훈련생들을 심적으로 한계 끝까지 밀어붙여서 극한 상황을 연출하고 이를 이성적으로 판단하여 버티나 못 버티나 시험한다.
사람은 정말 힘든 상황에 처해 있을 때 본성이 나오길 마련이다. 총알이 빗발치는 전쟁터에서 본인 힘들다고 이기적으로 행동하고 동료를 내팽개치는 사람이 팀원이면 어떨까. 아찔할 것이다. 그래서 사전에 이러한 사람들을 걸러내기 위해 훈련 강도를 가히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유지한다.
어차피 선발 조건으로 신체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뽑힌다. 이후부터는 '누가 더 잘 버티나'로 갈리는 것이다. 어떠한 극한의 환경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끝까지 목표한 점을 향해 나아가는 지구력이 있는 사람이 진정한 특수부대 요원으로 거듭난다.
우리들의 모습은 어떤가. 항상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늘 계획을 세우고 다이어리에 적어두지만 며칠 반짝 열심히 하다가 그만둔다. 그리고 '명분'을 찾는다. 이런저런 명분이란 가면을 쓴 온갖 핑계로 나 자신을 합리화한다.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자괴감뿐이다.
정작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마법과 같은 '꼼수'가 아니라 우직하게 걸어갈 수 있는 정신일지도 모른다. 곰곰이 생각해보자. 하려던 것을 끝내 이루지 못하는 이유가 '목표한 지점까지 가지도 못하는 나약함'때문이지 않던가.
대한민국 사람들의 새해 첫날 3대 목표: 다이어트 하기, 금연하기, 외국어 공부하기.
살 빼는 방법, 금연하는 방법, 외국어 공부하는 방법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나도 알고 옆집 철수도 알고 윗집 영희도 알고 있다. 이미 양질의 정보가 도처에 깔려있다. 그런데 늘 실패하고 또다시 같은 목표를 세운다.
우리가 아이큐가 떨어져서 못하는 것일까? 아니면 라면 하나 사 먹을 돈이 없을 만큼 가난해서 못하는 것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신체적으로 큰 결함이 있어서 시도조차 못하는 것일까?
정말 여기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면 답은 하나다.
그냥 우리가 '안 해서' 그렇다.
즉, 근성이 없어서 목표를 이루지 못한 것이다.
우리 주변에서 잘 나가고 좋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을 보면 생각보다 평범한 경우가 많다. 드라마에서 나오는 주인공처럼 엄청난 재능을 가지고 있거나 집안이 빵빵한 경우는 드물다. 그들은 그저 묵묵히 인내하면서 자기 할 일에 집중한 결과 그 자리까지 올라갔다. 포기할 생각도 하지 않는다. 끝까지 자신을 밀어붙이며 기필코 성공을 향해 나아간다.
이러한 지혜는 우리가 살면서 한 번이라도 들어본 말이다. 아주 단순하지만 아주 강력한 개념이다. 무너지지 않는 강한 근성이 있다면 무엇이 두려울까. 뭘 하든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이 가득할 것이다.
하루아침에 근성이 생기진 않는다. 조금씩 그리고 천천히. 작은 성공부터 맛보면서 서서히 나아가야 한다. 예를 들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서 이부자리를 깔끔하게 개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이러한 소소한 습관을 필두로 자신이 이루고 싶은 것들을 규모 별로 정리하여 카페 쿠폰에 도장 모으듯이 이어나간다.
사람은 참 신기하게도 작은 성취감을 누리기 시작하면 이에 중독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떻게 하면 마음을 다스리면서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지를 자연스럽게 터득한다. 그러니 포기하지 말자. 더 나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간이 흘러 마음 속에 흔들리지 않는 근성이 꽃 피운다면 우리들의 삶은 더욱 아름다워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