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삶의 '균형'을 찾아서

TED로 배워보는 '올바른 워라밸' 설정 방법

by 코지오
워라밸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나 자신'이다



약 2016년도부터 우리 삶에서 워라벨이 중요한 요소로 자리매김한 것으로 기억한다. 워크(일)와 라이프(삶)의 적절한 밸런스가 존재해야 삶을 더욱 윤택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이 그 논리이다. 과거에는 일이 우선이었다.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서, 나 자신을 위해서 모든 것을 희생하더라도 열심히 돈을 벌어야 했다.


해뜨기 전에 출근하고 달을 보며 퇴근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그것이 당연한 것인 줄 알았다. 왜냐하면 그게 정말 당연한 것이었으니까. 내 하루의 대부분을 회사에 녹이고 기업에 충성하는 삶이야 말로 '올바른 것'이라고 여겨졌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같은 류가 흐르다 보면 다른 류가 들어오길 마련이다. 이러한 워크&워크인 프레임에 '라이프'가 들어온 것이다. 어떻게 일만 하고 사는가? 내 가족끼리 편하게 보낼 수 있는 시간은? 나를 위한 시간은? 죽을 때까지 사무실에 앉아서 컴퓨터 자판만 두들기라는 소린가? 사회가 조금씩 반항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소중한 우리 삶'을 주장했고 일만 하는 것이 아닌 라이프도 챙겨야 한다는 사회적 움직임이 탄생했다.






1970년대 후반 영국에서 일과 사생활의 균형을 의미하는 Work-Life Balance라는 단어가 처음 사용되었다. 이 개념이 미국으로 넘어간 후 많은 기업들이 고용인들을 위해 다양한 복지 시스템을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워라밸 개념이 사회에 자리잡기 시작했다. 이제는 우리나라에서도 제법 보편화되었다. 많은 취준생들과 현직자들이 기업을 선택할 때 가장 많이 고려하는 요소로 '워라밸'을 꼽기도 한다. 연봉은 적더라도 나만의 시간을 가지며 행복하게 사는 게 더 중요하다고 그들은 말한다.


그러나 작가이자 마케터로 활동하는 나이젤 마쉬(Nigel Marsh)는 이러한 워라밸 모습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을 해봐야 한다고 말한다. 과연 일을 적게 하고 무조건 자유시간을 만끽하는 것이 진정한 워라밸이 맞냐는 것이다. 현재 일과 삶의 균형을 '시간'으로만 나누려고 한다는 것이 그가 말하는 뉘앙스이다.


나이젤의 주장은,


워라밸을 '많은 시간을 확보해서 편하게 보내자'로 볼 것이 아니라

일과 삶 사이에서 '나만의 기준'으로 <균형감>을 찾는 것으로 보자


이다.


실제로 사람들마다 균형 있는 삶을 살고 있다고 느끼는 기준이 다 다르다. 어떤 사람은 정말 나만의 시간이 꼭 3시간 이상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또 어떤 사람은 정신없이 일을 하고 저녁에 맥주 한 잔 딱 마시는 기쁨이면 충분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 밖에도 일하는 와중에 적절한 휴식 시간을 가지면서 자유롭게 일하는 게 성취감과 균형감을 양껏 취할 수 있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


따라서 나이젤을 포함한 다른 전문가들은 '자기 자신을 잘 알아야 보다 나에게 꼭 맞는 워라밸을 추구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 무조건 시간만 많이 갖는다고 해서 삶이 윤택해지는 것이 아니라는 소리다. 처음에는 이게 무슨 소리일까... 했지만 금방 이해하게 됐다. 나의 취준생 시절을 떠올린 덕분이다.


취업을 준비하던 취준생 시절. 그러고 보면 난 참 심심하게 살았다. 남들은 취업 공부를 할 때도 이것저것 많은 것을 해보며 경험도 쌓고 즐기던데 나는 너무 공부에만 매달렸던 것 같다. 남는 시간에 인적성 책을 봐야 하고 토익 문제를 더 풀어야 된다고 생각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전혀 쓸모없는 것인데 말이다. 나는 간간히 뮤지컬이나 미술 전시회를 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내 생각을 적는 것도 좋아한다. 이런 것들을 하면 나는 행복함을 느끼고 뭔가 내가 삶을 제법 잘 살아가고 있다고 느낀다.


그런데 당시의 나는 나에 대해 너무 몰랐던 것 같다. 아니 알면서도 외면했다고 보는 게 더 맞겠다. 온통 취업 생각뿐이었으니까. 두려워하지 말고 남은 시간에 평소에 좋아하는 다양한 문화생활들을 하나라도 더 즐겼어야 했다. 뮤지컬 공연을 보러 가서 배우들의 감정에 푹 빠져 공감하고, 전시회에 걸려 있는 작품들을 음미하며 도슨트 설명도 들어보고, 나와 다른 사람들과 독서 토론을 하며 미쳐 알지 못한 지혜를 습득하는 등. 성숙한 시간을 가졌어야 했다.


그렇게 워크(아르바이트, 공부)는 워크대로 확실히 하고 라이프(운동, 내가 좋아하는 문화생활-뮤지컬, 음악, 전시회, 독서 등)도 충분히 즐기면서 건강한 균형감을 느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지금 생각해보니 너무나도 아쉬울 뿐이다.


그래서 나이젤 마쉬가 진정한 워라밸은 나를 잘 알아야 확실하게 챙길 수 있다고 했나 보다. 어느 누구도 나의 워라밸을 대신 챙겨줄 수는 없다. 기업도, 부모님도, 여자 친구도 나만의 균형을 맞춰 줄 수 없다. 내가 직접 나 자신이 무엇을 할 때 행복하고 삶이 윤택하게 느껴지는 균형감을 얻는지 깊이 고민해봐야 한다.


올바른 Work-Life Balance를 위해서 말이다.








저마다 인생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다르다. 그 중요한 가치가 우리 삶에 제대로 된 역할을 할 때 우리는 행복함을 느낀다. 사랑하는 강아지와 즐기는 산책, 바빠서 보지 못했던 넷플릭스 미드 시리즈, 소소하게 만들어 보는 가죽 공예, 향긋한 커피를 선별하는 커피 공부, 바쁘게 무언가를 기획하며 느끼는 희열감 등 정말 다양할 것이다.


물론 절대적인 시간이 아예 없으면 위에 열거한 것들을 누리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아는 것'이다. 그것을 알면 자신만의 소중한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 훨씬 선명한 시선으로 올바른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간이 필요한 사람이 임금은 매우 높지만 자기 시간이 적은 기업으로 가면 어떨까?

바쁘게 사는 것에 오히려 희열을 느끼는 사람이 박봉에 시간 많은 직업을 선택하면 어떨까?


아마 얼마 가지 못해 그만둘 것이다.


나의 삶을 보다 균형감 있게 만들고 싶다면. 내가 무얼 가치 있게 여기는지 깊게 생각해보자. 이를 통해 전보다 훨씬 아름다운 Work-Life Balance를 만들어보자.





<나이젤 마쉬(Nigel Marsh)의 강연 보기>

https://www.ted.com/talks/nigel_marsh_how_to_make_work_life_balance_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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