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리더'는 누구일까

TED로 배워보는 '진정한 리더십'

by 코지오
리더십은 선택이지 지위가 아니다



'리더'



이 두 글자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나도 중학교 때부터 회장, 부회장을 도맡았고 대학에 진학했을 때도 항상 팀 리더를 맡아 프로젝트를 운영했었다. 지금도 직장인들을 위한 TED 스터디를 1년째 운영하고 있다. 그렇기에 이 '리더'라는 단어가 유독 나에게 짙게 다가온다.


과연 나는 과거에 좋은 리더'였고' 현재는 좋은 리더'일까'. 참 답하기 어렵다. 그래도 지금 스터디그룹이 큰 차질 없이 운영되고 있고 예전에 맡았던 팀 프로젝트 팀원들이 아직도 연락을 주는 걸 보면 마냥 나쁘진 않았나 보다. 그런데 또 그들의 속마음을 들여다본 것은 아니기에 자신 있게 내가 좋은 리더라고 말하기는 부족하다.


좋은 리더는 과연 무엇일까? 그들의 어떤 리더십이 훌륭하다고 평가되는 것일까. 누군가의 우두머리는 우리 일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가정에는 가장의 역할을 맡는 사람이 리더일 것이고 조직에서는 팀장이 리더일 것이며 국가로 넓히면 한 나라의 수장이 리더일 것이다. 이처럼 우리가 속한 곳에는 알게 모르게 우리를 이끌어가는 리더들이 있다.


리더는 대게 여러 사람을 이끌기 때문에 그들의 행보에 따라 그룹의 성장과 패망이 명확하게 갈린다. 회사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쉽게 이해할 것이다. 팀장이 솔선수범하고 팀원 한 명 한 명 챙긴다면 없던 충성심도 생겨 초인적인 힘을 발휘한다. 당연히 업무 성과가 좋을 수밖에 없다. 하물며 어떤 팀장은 전형적인 약강 강약(약한 자에 강하고 강한 자에 약하다)이다. 부하 직원한테는 삼국지 여포처럼 불같이 대하는 반면에 자기 윗사람에게는 세상 순한 꼬리 흔드는 강아지가 된다. 이런 팀장 밑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과연 어떤 기분이 들까.






리더십 전문가 사이먼 사이넥(Simon Sinek)은 진정한 리더십이란 '신뢰와 협력'을 이끌어내는 능력이라고 말한다.


리더는 올바른 행동으로 조직 내 사람들이 안심하고 생활하도록 한다.
그럼 그들은 자발적으로 서로 신뢰가 생겨 더욱 돈독해지게 된다.
이 신뢰는 강한 협력으로 발전하여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원동력이 된다.


이 말을 들으며 나는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맞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리더가 이끄는 조직의 모습이다. 이 시대의 위대한 리더들은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지켰다. 자신을 믿고 따르는 사람들을 위해 항상 앞장서서 위험을 해결하고 안전과 평화를 선물했다.



총알이 빗발치고 폭탄이 터지는 상황에서도 쓰러진 부하를 구하기 위해 전투현장으로 달려가는 분대장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구조조정이 아닌 슬기로운 휴직 시스템으로 전 직원 고용을 지킨 CEO

자신의 직원이 손님에게 갑질을 당하자 직접 손님과 싸우며 사과를 받아내는 한 기업의 대표



위의 사람들은 조직원들을 위해 솔선수범했다. 뒤로 물러서지 않고 앞으로 나가서 직접 총대를 메고 싸운 것이다. 이런 리더의 모습을 보고 사람들은 자신들이 보호받는 안전한 곳에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에 보답으로 자신들도 리더를 위해 다양한 위험과 싸운다. 조직의 사기는 점점 올라가고 조직원들의 협동심은 날로 정교해진다. 어쩌면 눈부신 성장은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나에게도 이러한 리더가 있었다. 지금도 연락하며 지내는 한 카페 사장님이다. 취준생 시절 아르바이트로 동네 카페에서 바리스타로 일했었다. 위치가 좋아서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항상 사람으로 가득했다. 그래서 그런지 좋은 손님도 많았지만 그렇지 않은 손님도 많았다. 직원에게 소리를 지르거나 무리한 요구를 해놓고 들어주지 않으면 인터넷에 유포하겠다는 등의 막무가내로 나오는 사람들이었다.


그럴 때마다 사장님은 직원들에게 뒤로 가 있으라고 하셨다. 자신이 직접 팔을 걷어붙이시고 손님과 싸웠다.

아직도 사장님께서 하신 말씀이 3년이 지났는데도 기억에 남는다.



"선생님, 남의 집 자식 귀한 줄 알아야죠. 제가 아끼는 우리 직원들한테 함부로 하지 마세요. 선생님의 자녀분들은 선생님께서 이렇게 진상 부리고 다니는 거 압니까? 제가 자식이라면 부끄러워서 길거리에서 인사해도 모른 척할 것 같네요."


얼마나 통쾌했는지 모른다. 주변에 있는 다른 손님들이 혀를 끌끌 차며 그 손님을 쳐다보았고 얼굴이 빨개진 그는 황급히 가게를 나갔다. 그리고 사장님께선 우리를 보며 말씀하셨다.



"절대 기죽지 말아라. 너네가 잘못한 것이 아니라면 무조건 죄송하다고 할 것도 없어. 그럴 땐 나를 불러라. 너흰 내 식구들이니 내가 책임져야지."



이후로 나를 포함한 직원들은 사장님에 대한 무한 신뢰가 생겼다. 하지 말라는 일도 더 찾아서 했고 직원들끼리도 더욱 친해졌다. 사기와 생산력이 높아지니 카페는 성장했다. 현재 사장님은 서울에서 6개의 매장을 운영하시는 멋진 사업가가 되셨다. 월급도 밀린 적이 없고 사비를 털어서라도 우리에게 음식을 제공하셨다. 사이먼 사이넥이 말한 진정한 리더십에 완벽히 부합하는 분이었다. 자신이 직접 솔선수범하여 조직원들이 안심하고 지낼 수 있도록 하는 모습. 이를 통해 강한 신뢰와 협력을 이끌어 내어 조직 성장의 원동력을 제공하는 모습. 난 그 날의 고마운 마음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이 카페에서 일하기 전에 다녔던 카페 사장님은 오히려 손님이 보는 앞에서 직원을 탓했다. 우리 잘못이 아닌데도 말이다. 그런 손님이 만족한 듯 가게를 떠나면 직원을 따로 불러놓고는 월급을 삭감하겠다는 식으로 으름장을 놨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직원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직원은 자주 바뀌었고 결국 그 카페는 오픈한 지 1년도 안돼서 문을 닫았다. 당연한 수순이었다.





늑대 무리의 우두머리 알파메일


동물의 무리에서도 참 리더를 발견할 수 있다. 수많은 포유류 중 대표적으로 늑대가 이에 해당한다. 무리의 우두머리를 알파 메일(Alpha Male)이라고 하는데 보통 힘세고 체격이 좋은 수컷들이 이 역할을 한다. 늑대 전문가들에 의하면 알파 메일은 자신이 어떤 행동을 해야 무리에 좋은 지 끊임없이 생각한다고 한다. 그래서 항상 자신감을 보이며 다른 짐승으로부터 무리를 지키고 이동할 때도 만일을 위해 맨 뒤에서 모든 것을 지켜본다고 한다. 어떻게 보면 인간보다 더 나은 것 같기도 하다.




이와 같은 멋진 리더십을 보이는 리더를 만나기가 정말 어렵다. 구성원들의 고민과 어려움을 직접 나서서 도와주고 더 나은 미래를 바라볼 수 있도록 이끌어가는 참된 리더 말이다. 그러나 현실은,


부하 직원의 아이디어를 훔치거나

자신만 살겠다고 부대원들을 사지로 몰아내거나

걸핏하면 해고와 임금 삭감을 협박 카드로 꺼내거나


어디서 많이 본모습들이다. 언제나 솔선수범하는 모습으로 다른 사람들의 마음에 안정을 주어 깊은 신뢰감을 형성하도록 노력하는 리더들은 도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 지금처럼 힘든 시기야 말로 진정한 리더의 멋진 리더십이 필요한 때인데 말이다.




앞서 말한 나는 과연 '좋은 리더였을까'. 그리고 현재도 '좋은 리더일까'. 대답하자면 '아니오'다. 많이 부족했다. 정말 많은 사람들로부터 진심 어린 존경을 받는 리더들처럼 난 훌륭한 사람이 아니었다. 나를 믿고 따르는 팀원들이 더 잘 걸어갈 수 있도록 앞에서 길을 닦아놔야 하는데 난 가끔씩 딴청을 피우기도 했다. 힘들다고 하는 팀원을 다독이기는커녕 조언이랍시고 쓴소리를 서슴지 않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얼굴이 화끈거린다. 너무나도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이렇게 부족한 나를 그래도 리더라고 인정해주고 따라온 그들에게 그저 감사하고 감사하다.


지금은 과거에 비해 조금은 나아진 리더가 됐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부족함 투성이다. 리더십은 선택이지 지위가 아니라고 했다. 높은 지위에 있다고 강압적이고 권위를 우선시하는 모습은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통용되는 것이다. 이 시대에 진짜 리더는 자신이 직접 상황에 걸맞은 올바른 행동을 '선택'하여 구성원들에게 깊은 신뢰감을 형성시켜주는 사람이다. 그게 진짜 리더이다.







<사이먼 사이넥(Simon Sinek)의 강연 보기>

https://www.ted.com/talks/simon_sinek_why_good_leaders_make_you_feel_safe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