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을 쟁취하기 위한 작은 용기

TED로 배워보는 '작은 위험' 감수하기

by 코지오

"난 왜 이렇게 되는 일이 없을까."




동서양을 막론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되뇌었을 말이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미래에도 그럴 것이다. 우리는 항상 불평한다. 어찌 보면 당연하다. 풀리지 않는 자신의 상황을 성인군자처럼 허허 웃으며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대단히 성숙하거나 진리를 깨달은 사람 아니고서야 쉽지 않을 것이다. 심지어 그런 사람들도 자신의 인생에서 운이란 운이 메마른 기분이 들면 속상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우리는 다르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남들이 다 A라고 생각할 때 '정말 그런 건가'라고 의문을 품으며 잠시 멈춰 서야 한다. 자기 계발서나 성공한 사람들의 인터뷰를 보면 우리처럼 똑같이 되는 일도 없고 신마저 등을 돌린 것처럼 행운은 온 데 간데없는데도 지금의 위치에 서 있다. 무슨 차이일까? 그들이 신이라도 되단 말인가?


아니다. 그들은 일반인들과 '다르게' 접근했을 뿐이다. 남들이 불평하고 스스로 포기할 때 그들은


"그럼 내가 직접 행운을 만들겠다."


라고 말하며 움직였다. 이러한 마인드가 그들이 성공으로 향할 수 있는 이정표 역할을 한 것이다.






스탠퍼드대학교 교수 '티나 실리그(Tina Seelig)'는 행운을 쟁취하기 위해선 기꺼이 '작은 위험'을 감수할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녀는 사람들이 행운이 갑자기 찾아온다고 믿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우리 주변에는 '행운을 품고 있는 위험'들이 도처에 숨겨져 있고 이 행운을 꺼내기 위해선 우리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즉 행운이라는 것은 갑자기 번쩍 하고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스스로 환경을 일궈내는 과정에서 마주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단 번에 이해했다. 왜냐하면 나에게 그런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 다니고 있는 직장이 나의 작은 용기에서 비롯한 결과였으니까 말이다.


때는 2년 전, 2018 여름의 일이다. 기존에 다니던 직장을 퇴사하고 다음 직장을 알아보고 있었다. 생각보다 심각한 구직난에 나는 당황을 감추지 못했다. 가고자 하는 분야(남자 패션)에서 사람을 뽑질 않는 것이었다. 있어도 아주 높은 경력을 요구하는 곳들 뿐이라서 나 같은 애매한(?) 중고 신입은 지원조차 불가능했다. 포기하지 않고 사막 한가운데서 바늘을 꼭! 찾겠다는 마음으로 구직 사이트를 샅샅이 뒤졌지만 별 볼일 없는 결과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혼자 술을 청승맞게 마시고 내 방에 누워 이런저런 생각을 했는데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 안 뽑는다 이거지. 그럼 내가 직접 간다. 너네가 날 채용 안 하고 베기나 보자.'


참으로 당돌하다. 저 생각이 떠오른 후 그 자리에서 일어나 관심 있었던 브랜드를 조사했다. 맥주 500ml를 3 캔이나 연거푸 마셨는데도 취기 하나 없이 머리가 돌아갔다. 브랜드 연혁부터 전개하는 모델 구성,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관련 뉴스 등을 몇 시간이고 일어나지 않고 조사했던 걸로 기억한다.


다음날 만만의 준비를 하고 대표 매장으로 찾아갔다. 손님인 척하고 이리저리 매장을 구경하면서 적당히 눈치를 살폈다. 그리고 매니저처럼 보이는 사람에게 다가가


"저 여기 브랜드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채용 담당자님 메일 좀 알 수 있을까요?"


라고 말했다. 지금 생각하면 도대체 그런 깡은 어디서 나왔는지. 그만큼 절실했다. 어차피 전화로 물어봤자 통상적인 거절 멘트만 들을 것이 뻔했기 때문에 직접 가서 이야기를 했던 것이다. 내 말을 들은 그의 표정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지금은 나에게 정말 소중한 동료로서 같이 일하고 있다). '이 사람 뭐지...?'라는 표정으로 날 쳐다보았다. 신기했을 것이다. 나 같은 사람이 어디 있었을까(지금도 술자리를 함께 하면 그 날의 이벤트(?)가 안주로 올라온다)


"아..."


그의 첫마디. 얼마나 황당했을까. 멀쩡하게 생긴 사람이 갑자기 구경하다 말고 와서는 입사를 하고 싶다고 하니 말이다. 그런데 생각보다 협조적으로 도와줬다. 마실 것도 갖다 주더니 직접 본사로 전화하여 상황을 설명해줬고 바로 당일 면접을 잡아 주었다. 살다 보니 이런 일도 있더라. 당연히 거절당할 줄 알았는데 일이 이렇게 흘러가니 나조차도 신기했다. 그렇게 감사의 인사를 남기고 나는 짐을 챙겨 압구정에 있는 브랜드 본사로 향했다.


가는 길에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괜히 일을 저지른 기분도 들었고 무례해 보였을까 봐 걱정됐다. 그러나 이왕 면접이 잡혔으니 최선을 다하고 오자고 마음먹었다. 심장은 빨리 뛰고 시간은 느리게 흘러가는 기분이었다. 본사에 도착하니 담장자가 환대해주었고 아늑한 사무실에서 30분 정도 면접을 가졌는데 끝에 담당자가 이런 말을 했다.


"용기가 대단하시네요. 보통 기업에서 채용을 하는데 본인은 역으로 다가왔어요. 사실 지금 딱히 인력이 필요한 건 아닌데 코지오씨 같은 분이랑 일하면 아주 좋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고맙네요. 앞으로 잘해봅시다."


그 자리에서 입사 제안을 받았다. 2년이 흘러 지금은 나도 '매니저'가 됐고 팀을 꾸려 역량을 펼치고 있다.






길거리에서 예쁜 여자나 멋진 남자를 보면 다가가서 번호를 묻는다. 그렇게 번호를 얻어 관계를 잘 유지하면 좋은 연인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 연인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상대로부터 거절당할 수도 있는 '작은 위험'을 '다가가서 번호를 물어볼 용기'로 극복했기 때문이다. 그 용기 덕에 소중한 인연을 만나는 '행운'을 거머쥘 수 있는 것이다. "됐어요."라고 보기 좋게 거절당해도 뭐 어떤가. 그런다고 죽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내가 현 직장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나의 행운을 위해 '위험을 감수할 용기'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규모가 큰 기업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상황을 보아 이런 방법이 가능할 것 같으면 더 이상 고민하지 말고 바로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좋다. 작은 위험 정도는 감수할 용기를 가져야 한다. 불평만 하고 가만히 있으면 달라질 게 없기 때문이다. 만약 당시에 내가 '아 안 될 거야...', '혹시 거절하면 어쩌지?' 등의 생각으로 용기를 내지 못했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다.


티나 실리그의 말이 맞다. 위험 속에 행운이 숨겨져 있다.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과 계속 제 자리에서 고민하는 사람의 결정적인 차이는
그 위험을 직접 손으로 들춰볼 마음이 있냐 없냐이다.



무서워할 것 없다. 거절당한다고, 원하는 결과가 아니라고, 사람들이 비웃는다고 세상이 무너지지 않는다. 오히려 가만히 앉아서 손가락질만 하는 사람들보다 용기를 무릅쓰고 위험을 감수하려는 여러분이 나중에 더 크게 성공할 것이다. 한 번 작은 위험을 모험하기 시작하면 그다음은 아무것도 아니다. 그렇게 계속 부딪히고 다시 도전하고 앞으로 걸어가다 보면 이 세상의 행운은 여러분의 것이 될 것이다.








<티나 실리그(Tina Seelig)의 강연 보기>

https://www.ted.com/talks/tina_seelig_the_little_risks_you_can_take_to_increase_your_lu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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