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 너 목소리가 왜그래?

by 팀클 세라

나는 초등학교 방과후 영어 강사로 주5일 하루 5시간씩 연이어 수업을 했다.

꽤 큰 규모의 초등학교에서 방과후 영어수업을 등록하는 학생들은 매 분기 100 명이 넘었다.

오전에는 강사 교육이나 수업 교육 등을 받고,

방과후 영어 수업으로 매일 5개씩의 클래스를 쉬지 않고 수업했다.

하루 5시간씩 쉴 틈없는 수업..

사실 나는 아이들을 만나는게 즐겁고 좋았다.

몸은 피곤하고 힘들었지만 지칠줄 모르는 마음의 열정이 그 모든 것을 극복하게 했다.


초등 저학년 아이들의 기초반은 정원 12명이었지만

늘 제비뽑기를 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고,

아이들은 항상 시끌 버쩍했다.

허스키한 목소리가 되는 그날까지도 난 내 목소리 사용법을 그다지 잘 모르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서야 솔직히 많이 후회했다.


그날도 나는 높은 톤의 소리를 많이 냈던거 같다.

수업을 마칠 때 쯤, 갑자기 목이 턱 막히는 느낌이 들더니 소리가 나질 않았다.

분명히 말을 하는데 목에서 사운드가 나질 않고 헛공기만 샐 뿐이었다.

처음 느껴보는 이상한 기분이었다.

사람의 다리를 얻고자 예쁜 목소리를 포기했던 인어공주처럼

난 수업에 무식하리만큼 열정을 다하다가 갑자기 목소리를 잃어버리게 되었다.


뭔가 이상하다 싶어서 칠판에 글을 썼다.

"얘들아, 수업끝났어. 쌤이 갑자기 목소리가 안나네.

어서 가. 잘가~~ See you next time~"


다행히 한시간 정도가 지나니 목이 풀리고 소리가 돌아왔다.

물론 이때부터 뭔가 정상적인 소리는 아니었지만...

서둘러 근처의 이비인후과를 찾았다.

성대결절까지는 아니고 결절 직전이라고 했다.

발성으로 치료를 받던지 그냥 말을 최대한 하지 말라고 하셨다.


발성치료가 그다지 효과가 있을 거 같지도 않았고,

내게 말을 하지 말라는 병원측의 당부도 그다지 현실성 없는 조언이었기에

그냥 그대로 나의 일상을 이어나갔다.

괜찮겠지 뭐...


학교 수업은 이대로 2년을 이어갔고,

그리고 나의 목소리는 점점 허스키로 변해갔다.


오래전 나를 알고 오래간만에 만나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내게 똑같은 반응을 했다.

"너.... 목소리가 왜 그래? 감기걸렸어?"


흑. 그냥 이젠 이게 내 목소리라구!

물론 난 예전에 목소리 예쁘다는 말을 많이 들었었다.

믿거나 말거나 ^^


암튼 심하게 손상된 나의 목소리는 이 뒤로 절대로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그리고 언젠가부터 나는 목소리 컴플렉스를 가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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