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내음의 장사꾼 일기 7
지난 한 달간 혹독한 신고식과 함께 주식 트레이딩을 하면서 감을 익히며 공부해왔다. 어렵다. 쉽지 않다. 다만 스멀스멀 올라오는 4년 전 부동산 투자 때의 분위기가 느껴진다. 그때도 불나방처럼 달려들었지만 준비를 안 한 건 아니었다.
지금과 마찬가지로 아니 지금보다 더 공부를 했다. 3개월간 30권의 책을 읽었었으니 그리고 정확했다. 내가 공부한 부동산법과 세금, 문제 될 것도 없었고 박통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밀어 경기부양책으로 돈 빌려 집을 사라 밀었으니(사실 그렇게 밀어줬을 때 집값이 더 안정적이었던 듯) 그렇게 2년 뒤 돈을 만질 수 있다는 확신에 가족들에게 받은 투자금 3억 4천으로 아파트 17채를 갭 투자했다. 세금도 뭐도 전부 완화해 줬기에 낼 것도 없었다. 정말 세무사만큼 세금공부를 했다. 2년 뒤 2천씩만 올라도 투자금만큼 벌 수 있었고 7호선 연장 호재로 분명 오를 거란 확신, 집을 사면 그날 전세가 계약될 정도로 7호선 호재로 사고팔고 가 끝장이었다. 17채를 사는데 4개월이 안 걸렸으니....
나도 이제 돈을 버는구나.
투자금 받고 투자하고 남은 돈을 쓰며 그간 억눌렸던 돈에 대한 절실함이 풀리나 했다. 갭 투자를 안 하고 부동산 투자를 무서워하는 사람들을 그리고 월급 가지고 허덕이는 이들을 한심하게 생각하며 기고만장했었다. 내가 사회복지를 때 리치 고도 잘 살 수 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는 듯했다.
자만했다.
내가 잘났다 생각하고 아무것도 보이질 않았다.
세상일은 내가 잘한다고 모든 게 되는 게 아니더라.....
하나님께서 드디어 내기도를 들으시고 기회를 주시는구나 그 잘못된 교만과 욕심의 결과였으리라.....
부지런히 집 사고 마무리할 때쯤 최 씨라는 멧돼지 관상을 한 여자가 나타났다.
그 여인의 등장이 어떤 결과가 나오게 될지 그때까지만 해도 생각을 못했다.
내 돈을 하나도 안 들이고 투자금을 받아 그 투자금으로 투자를 한다는 게 얼마나 무모하고 해서는 무서운 짓인지 4년간 뼈저리게 느끼게 만든 스타트....
멧돼지 관상에 욕심의 호로 박처럼 얼굴살이 처진 듯한 무서운 여자 최 씨 아줌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