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물며 아는 것이 부족하고 서툴다 할지라도
모른다는 것은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진정한 부끄러움은 모름을 숨기고, 알지 못한다는 사실조차 인정하지 않으려는 데서 비롯된다. 우리는 흔히 무지를 두려워하지만, 정작 두려워해야 할 것은 모름이 아니라, 알려고 하지 않는 태도다. 생각하기를 멈추는 순간, 우리는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모른다는 사실을 마주하는 것은 새로운 세계의 문 앞에 서는 일과 같다. 그 문을 두드리는 자만이 길을 찾을 수 있으며, 문 앞에서 주저앉는 자는 결국 제자리에서 머물 뿐이다.
생각하는 존재로서, 우리는 끊임없이 스스로를 확장해 나가야 한다. 지식은 단순한 정보의 축적이 아니라,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으며 자기 자신과 세계를 향해 한 걸음 더 다가가는 과정이다. 알지 못하는 것 앞에서 머뭇거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모름을 딛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아는 것이 부족하고 표현이 서툴다 할지라도,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자는 이미 용기의 한복판에 서 있는 것이다. 지식의 깊이는 때로 태도의 문제이기도 하다. 배움을 향해 열린 마음을 가진 사람은 언제나 성장하지만, 자기가 이미 충분히 알고 있다고 믿는 사람은 더 이상 나아갈 곳이 없다.
표현하는 일은 곧 존재를 증명하는 일이다. 한 사람의 생각과 감정이 언어라는 형식을 통해 세상에 새겨질 때, 그 순간 그의 존재는 더 선명해진다. 인간의 말과 글이 단순한 기록 이상의 의미를 가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말로 내뱉고 글로 남길 때, 우리는 순간을 초월해 더 깊고 넓은 시간 속으로 자신을 확장한다. 따라서 말하고 쓰는 행위는 곧 자신을 세우는 일이다. 생각을 담아내고 표현하는 것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인간 존재의 본질에 닿아 있는 숭고한 행위다.
세상에는 이미 수많은 지식이 존재하며, 인간은 그 지식의 바다에서 한 줌의 모래알을 움켜쥐듯 살아간다. 그러나 안다고 믿는 것조차 언제든 흔들릴 수 있으며, 우리의 앎은 영원히 완전해질 수 없다. 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지식의 절대량이 아니라, 그것을 대하는 태도일 것이다. 한없이 배우려 하고, 알지 못하는 것 앞에서도 당당할 수 있는 용기야말로 진정한 배움의 시작이다.
우리는 모두 알지 못하는 것들 속에서 살아간다. 하지만 그 무지의 어둠이 우리를 두렵게 하기보다는, 더 멀리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되어야 한다. 모른다는 사실을 정직하게 인정하고, 그 앞에서 주저하지 않는다면, 이미 우리는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배우고 깨닫는 과정은 결코 완성되지 않으며, 우리는 끝없이 배우고 또 배워야 한다. 앎을 향한 끝없는 여정 속에서, 모른다는 것은 더 나아가기 위한 첫걸음이며, 그 첫걸음을 내딛는 용기야말로 가장 위대한 지혜다.